김중관 KB국민은행 호찌민지점장/사진=박슬기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김중관 KB국민은행 호찌민지점장 "베트남 기업금융 개척자, '짬마짝' 자세로 전진"
② 권용규 우리은행 호찌민지점장 "젠지세대 겨냥한 디지털금융 통했다"
③ 주진규 하나은행 호찌민지점장 "올해 영업익 1000만달러 육박… 탈중국화에 베트남, 여전히 매력적"
④ 이상윤 NH농협은행 호찌민사무소장 "지점 전환 속도, K-농협금융 전파"
⑤ 양지영 금감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 팀장 "외국계 금융사, 국내 진입 제약 풀려면 정부 지원 필수"
⑥ 파나마에 은행, 괌·하와이에 손해보험사가 있네

이남의 기자
호찌민(베트남)=박슬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약 8개월간 호찌민시를 포함한 남부지역에 봉쇄 조치를 내렸다.


베트남 국민들은 생필품 구매나 공공기관, 은행 이용 등 이외 외출이 금지됐고 기업인과 공장 근로자는 사업장 안에서 숙식 해결이 권고됐다. 한 공간에서 식사와 숙박, 생산을 수행하는 기업에 한해 생산활동을 허가한 코로나 방역 정책이다.

지난 8월 23일 오후에 만난 김중관 KB국민은행 호찌민지점장은 정부의 봉쇄 조치로 직원들이 합숙하며 보냈던 시간을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소개했다.


김중관 지점장은 "10명의 인원이 인근의 숙소에서 함께 보내며 금융지원에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후 고객들과 에피소드를 나누고 다독이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위기 속에서 철저한 방역관리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완수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기업금융 강자, 1억달러 자본금 확보

당시 베트남은 의류와 봉제, 자동차, 반도체 등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관련 국내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고 기업금융이 강점인 국민은행 호찌민지점은 이들과 함께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김중관 KB국민은행 호찌민지점장/사진=박슬기 기자


김 지점장은 "베트남의 코로나 상황이 안정됐지만 글로벌경기의 변동성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민은행은 이들의 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비 올 때 우산을 받쳐줄 수 있는 든든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은 2011년 1600만달러(약 214억원)의 자본금으로 영업을 시작해 지난 8월 기준 1억달러(약 1338억원) 자본금을 갖춘 기업금융 중심 점포가 됐다. 11년 만에 6배 규모의 성장을 달성한 셈이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90만달러(약 25억원)를 실현했고 개점 이래 최고 당기순이익인 500만달러(약 67억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의 영업전략은 지점의 업무반경을 넓혀나가는 '빅브런치(Big Branch) '와 '현지화'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에 방점을 둘 계획이다.

김 지점장은 "기업고객을 밀착 관리하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신상품을 개발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며 "KB금융의 노하우를 활용해 소매금융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개인대출 등 베트남 영토 확장을 위한 소매금융 준비도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은 갈색 유니폼을 입은 다수의 베트남 직원을 볼 수 있다. 김 지점장은 현지화의 첫 단계로 현지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지금까지 4명의 현지 인력이 매니저급으로 승진했다"며 "현지 인력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했으며 조직을 재정비했다. 그 결과 어색한 한국계 은행이 아니라 친숙한 베트남 지점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금융센터 목표… 개척자 마음으로

베트남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동남아시아 국가의 해외 진출 거점으로 삼고 공을 들이는 국가다. 2014년 취임 후 처음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을 정하고 동남아시아 국가의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현재 베트남에는 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이 진출했고 계열사가 머리를 맞대고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원펌(One-Firm) 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해외 진출 후발주자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가 합심한 공동 대응 전략이다.

김 지점장은 "실제 영업 현장에서 계열사의 금융상품 판매를 공동 주선하고 성과를 얻고 있다"며 "최근 A 기업의 담당 은행원과 KB손보 직원이 동반 출장을 통해 재산보험에 가입하고 저원가성 예금 증대에 기여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찌민 지점은 계열사와 협업해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내실 있는 자산운용을 통해 부실이 없는 클린뱅크로 나아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계열사가 한 곳에 집중해 고객에게 종합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금융센터'를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은 한국 교민의 미래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이다. 2019년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들의 금융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과 최신형 컴퓨터를 갖춘 KB정보관을 학교에 구축하도록 8만달러(약 1억원)를 지원했고 초·중·고생을 위한 경제금융교육 교재 900권과 일반도서 300권을 기부했다.

김 지점장을 포함한 은행원들은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에서 실시하는 전문직업인과의 만남에서 금융인으로 성장을 희망하는 학생과의 대화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베트남의 결식아동 지원을 매년 8000달러(약 1000만원) 상당의 장학금도 기부하고 있다.

거뭇한 얼굴에 반듯한 옷매무새를 갖춘 김 지점장은 베트남 국민 특유의 성실함이 묻어났다. 좋아하는 베트남 속담으로 '짬마짝(Cham ma chac)'을 꼽으며 한국인 주재원이 갖춰야 할 '개척자' 정신을 강조했다.

김 지점장은 "짬마짝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하면 이긴다는 의미다. 자부심과 목표를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면 언젠가 약진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현재보다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두고 더 나은 영업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