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12조원 이상 줄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대출 창구./사진=뉴스1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 올해 들어서만 12조 이상 급감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3%까지 올릴 것으로 보여 신규 대출을 받는 대출자는 더 줄어들고 빚 상환을 앞당긴 대출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말 가계대출 총잔액은 696조4509억원으로 전월말보다 9858원 줄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들어 무려 12조6021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9640억원 늘어난 507조302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대출은 1조8520억원 줄어든 127조6139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자금대출은 133조9080으로 7453억원 늘었다. 이는 전셋값이 크게 치솟으면서 부족한 전세보증금을 대출로 마련한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처럼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이어가는 것은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른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7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29%포인트 오른 4.52%를 기록, 9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가계대출 중 상품별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12%포인트 상승한 4.16%를 기록, 2013년 1월(4.17%) 이후 9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앞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 10월과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향후 추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과 관련해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물가 상승률이 심화하면 추가 빅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금융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남은 두차례의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연말 기준금리는 3%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8%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이 증가한 것은 늘어난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로 자금을 마련한 차주들이 많아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며 "금리가 오르다 보니 쉽게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들이 빚 상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