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은 2180명에 이른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서울-경기지역 전국금융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사진=뉴스1


대법원이 최근 합리적인 기준 없이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임피제)를 무효라고 판결한 가운데 국내 은행에서 이를 적용받는 직원 수가 218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책은행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비율이 높았다. 임금피크제가 폐지되면 이들에게 줘야 하는 추가 임금 비용은 1756억원으로 추산됐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국민의힘·경남 진주시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 은행 임금피크제 현황'에 따르면 올 5월 말 기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은행 직원 수는 총 2180명으로 2019년 말보다 656명 늘었다. 은행권의 임금피크제 적용 비율은 ▲2019년 1.28%(1524명) ▲2020년 1.48%(1741명) ▲2021년 1.91%(2204명)에 이어 올 5월 말까지는 1.93% 증가하는 등 매년 늘고 있다.

은행별로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비율은 산업은행이 9.81%(384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업은행 7.07%(982명) ▲수출입은행 2.94%(37명) ▲KB국민은행 2.22%(369명) ▲우리은행 2.17%(299명) 등으로 집계됐다. 국책은행의 임금피크제 적용 비율이 높았다.


이는 시중은행과 달리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적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시기가 빨랐던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은행들은 1% 미만이었다.

최근 3년간 국내 은행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직원에게 지급한 임금 총액은 5725억4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1550억3800만원 ▲2020년 1793억5300만원 ▲2021년 2381억5600만원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들어 5월까지 국내은행에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에게 지급된 임금은 930억8600만원이다.


3년간 은행별 임금피크제 지급 임금 규모를 살펴보면 기업은행이 2187억2300만원(38.2%)으로 가장 많았으며 ▲산업은행 1097억5400만원(19.2%) ▲국민은행 1071억9200만원(18.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3개 은행이 지급한 임금 규모가 전체 은행의 76%를 차지했다.

대법원의 무효 판결이 임금피크제 폐지로 이어질 경우 예상되는 임금 증가 비용은 올해만 1755억8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이 732억3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은행 494억원, KB국민은행 285억3600만원 등의 순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오는 16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지난달 KB국민은행과 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의 일부 직원들은 회사를 상대로 임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강 의원은 "대법원판결을 계기로 은행권 전반에서 임금피크제 전체를 무효로 하거나 임금 삭감 규모를 줄이려는 노조의 요구가 상당수 있을 것이기에 이로 인한 피해가 심화하면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며 "은행마다 임금피크제 소송 쟁점이 달라 공통된 대응책 마련이 어렵기에 금융위원회 차원에서의 실태 파악과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