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 협력사 환경안전 아카데미 내부에 설치된 VR 체험존. / 사진=이한듬 기자


#. 전화 통화를 하며 건설현장 내부를 걷던 근로자 A씨. 사고 위험이 큰 만큼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전화기 너머 상대방과의 대화에 여념이 없다. 건설 중인 고층 건물의 가계단을 걷던 이 남성은 결국 수십미터 아래 바닥으로 추락한다. 사고 소리에 놀란 통화 상대방이 애타게 A씨를 부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이는 실제 사고 상황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가상현실(VR)로 구현한 사고 시나리오 중 하나다. 7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평택 협력사 환경안전 아카데미'를 방문한 기자는 VR 기기를 착용한 채 가상인물인 A씨에 이입해 사고를 체험했다. 실제 사고가 아니라 가상 시나리오라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갑작스러운 추락 상황에 처하자 몸이 굳고 '헉'하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도 평택에 1700평 규모의 평택 협력사 환경안전 아카데미를 오픈했다. 평택 협력사 환경안전 아카데미는 국내 최대의 협력사 환경안전 전문 교육시설로 기흥·화성 캠퍼스 환경안전 아카데미보다도 3배 큰 규모이다.


아카데미 내에는 VR 교육관과 VR 체험관이 있다. VR 교육관은 2개실로 운영되며 1개실 당 40명이 동시에 VR 기기를 착용한 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VR 체험관은 ▲발판추락 ▲안전대 추락 ▲자게차 사고 ▲클린룸 화재 등을 겪어볼 수 있다. 또한 추락·감전·충돌·화재·낙하·폭발 등 6개 시나리오로 구성된 ▲시네마틱 6종 상황도 구현한다.


협력사 직원들은 이곳 체험관에서 사고상황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안전대 추락 체험 존은 팹(FAB) 내부 고소작업대 추락 사고를 구현한다. 체험자가 반도체 팹 내부에서 리프트카를 탑승하고 운행 중 바로 앞에 뚫려진 골조 바닥을 보고 차량을 긴급하게 정차한다.

반동으로 인해 체험자는 골조 사이 바닥으로 추락하는데 VR에 연동된 안전대 시뮬레이터가 작동해 현실에서 추락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실제 이날 안전대 추락 존에서 상황을 직접 겪은 체험자들은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또 다른 체험존인 지게차 사고 존에서는 체험자가 직접 지게차 가상의 운전기사에 이입해 사람과 충돌하거나 전복되는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같은 가상 안전사고를 직접 체험하도록 함으로써 경각심을 높이고 협력사 안전환경 역량을 높이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 직원들이 VR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상황 등에 현실감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VR 교육을 통해 반도체 협력사의 환경안전 역량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