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S DB


한국은행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큰 폭으로 순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한·미 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기간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대체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2.25~2.5%로 금리 상단이 한국의 기준금리(2.5%)와 같다. 미 연준이 오는 20~2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뒤집히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함께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다만 한은은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기간 동안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순유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 금리가 한국 보다 높았을 때는 ▲(1기)1999년 6월~2001년 3월 ▲(2기)2006년 8월~2007년 9월 ▲(3기)2018년 3월~2020년 2월 등 세 차례로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 됐던 때는 없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입에는 내외금리차 이외에도 환율 전망,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 투자자의 투자전략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채권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장기투자 성향을 지닌 공공자금(중앙은행, 국부펀드, 국제기구)의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한은에 따르면 외국인 채권투자금액 중 공공자금의 투자 비중은 ▲2010년 말 21.7% ▲2015년 말 58.5% ▲2020년 말 71.7% ▲2022년 6월 말 61.9% 규모다.

한은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증가했는데 특히 투자대상을 다변화하려는 해외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이런 공공자금은 장기적 시계에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과거 위기 시에도 크게 유출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리스크를 변수로 지목했다. 미 연준의 긴축 속도 가속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심화, 중국의 경기부진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대부분의 신흥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자금유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과거 한국의 외국인 증권자금의 대규모 유출은 내외금리차 역전보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중국 금융불안(2015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2020년) 등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 발생에 기인했다.

한은 관계자는 "단순히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여부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에 주목하면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