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에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루만에 0.2%포인트 뛰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된 모습./사진=뉴스1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3차례 연속 단행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도 하루만에 0.2%포인트 뛰었다.


이같은 속도로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은행권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8%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자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부동산 경기도 침체하면서 무리해서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들의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 가능성도 나온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38~6.829%로 집계됐다. 지난 22일까지만 해도 해당 금리는 4.38~6.609%였지만 하루만에 금리 상단이 0.22%포인트 뛴 셈이다.

이처럼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급격히 치솟는 것은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2일 4.67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일대비 0.219%포인트 급등한 수준으로 2011년 3월8일(4.68%) 이후 약 11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259%에 그쳤지만 약 10개월만에 2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통상 은행채 금리는 국채 금리를 따라가는데 지난 22일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에 나서면서 국채 금리가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하루만에 크게 오르면서 대출 금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주담대 이자 부담도 커졌다"고 말했다.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2~6.608%로 나타났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지표 금리로 삼는다. 코픽스는 예·적금 금리 등 은행의 조달비용을 반영한다.

문제는 미 연준이 올해 11월과 12월 등 두차례 남은 회의에서 추가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주담대 최고금리의 경우 7% 돌파는 시간 문제고 올해 안에 8%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담대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금리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은행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하는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4.903~6.19%로 조만간 4%대 신용대출 상품은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세입자들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신규 코픽스를 지표금리로 삼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대 은행 기준 3.95~6.318%로 7%를 향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준이 11월에도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열어둬 다음달 한국은행의 빅스텝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늘어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영끌족들이 매수자도 없는 상황에서 패닉셀링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