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게재순서
①금리폭탄 증권사 신용이자 10% 돌파… '빚투'도 주춤
②국민株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신저가 추락… 개미는 '피눈물'
③5조 긴급 투입에 '증안펀드'까지… 증시 방어 효과는?



전세계적인 통화긴축 기조 강화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정부가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을 준비하는 등 위기 대응 조치에 착수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해 증권 유관 기관과 실무 협의 및 약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달 중순 조성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28일 장마감 직후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해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현황을 재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앞서 증안펀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3월 말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조성됐다. 당시 5대 금융지주와 각 업권 금융사, 증권 유관기관 등이 출자에 참여해 총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당초 2020년 4월 초 본격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실제로 자금을 투입하진 않았다. 캐피털 콜(투자 대상 확정 후 실제 투자 집행 시 자금 납입) 방식을 통해 조달한 약 1조2000억원 중 현재 1200억원 정도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조성했던 증안펀드에서 남은 1200억원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이 조성하는 7600억원 등 8800억원은 신속 투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국내 증시는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0일 2155.49에 마감하며 2020년 1월6일(2155.07) 이후 2년 8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672.65에 마감하며 2020년 2월7일(672.63)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과거 증안펀드 사례 살펴보니

증권가에서는 증안펀드 투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증안펀드가 조성됐던 시기는 1990년 5월, 2003년 1월, 2008년 11월, 2020년 3월로 펀드 조성 이후로 주가가 반등한 바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증안펀드의 집행기간에 실제로 증시는 반등 혹은 저점을 형성하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며 "해당 기간 평균 거래대금의 약 20%(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 8%(글로벌 금융위기)에 해당하는 펀드 조성금으로도 큰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이번 증안펀드는 역대급 금액으로 조성된 만큼 만약 실제 집행이 이뤄진다면 그 효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증안펀드의 목적이 조성된 금액으로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닌 안정화시키는 것에 있기에 한 번에 큰 금액을 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증안펀드가 가동되더라도 V자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전 증시 안정펀드 사례를 살펴봐도 해당 펀드가 가동되기 시작한 점이 증시의 바닥을 잡아주고 V자 반등을 연출하게 만들었다는 일차적인 추론을 해볼 수 있다"며 "하지만 4건 모두 당시 증시 안정펀드보다는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 재정 및 통화 완화정책 영향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현재 고인플레이션에 발목 잡혀 정부, 중앙은행이나 부양책을 쓸 수 없는 증시 환경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증안펀드를 실제로 가동하더라도 과거처럼 V자 반등, 약세장 탈출을 재현하기가 어렵겠지만 최소한 지수 하단을 지지 혹은 완충시키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한은 긴축 강화가 예상되고 있어 정책 엇박자를 우려하는 측면이 있고 양적완화 시기의 지원 방안보다는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지만 공포심리를 안정시키고 유동성 경색 국면을 막기 위해서 사전적 대응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재부·한은 국채시장 안전위해 5조원 투입…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가능성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총 5조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말 거시경제금융회의를 통해 2조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조기상환)을 실시한다고 밝혔고 한국은행도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했다.

정부와 한은의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긴축 가속화 우려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나온 시장안정 조치다. 국채를 사들여 채권 금리 급등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것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 대응에 만전을 다해달라"면서 "필요하면 주식·회사채시장 불안 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변동 완화조치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나중에 시장에서 사서 갚는 매매 기법으로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요동치자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0년 3월16일부터 지난해 5월2일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낙폭을 키우면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안펀드가 들어가기 전에 공매도를 먼저 금지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으면 증안펀드 자금을 투입해도 공매도 물량을 받아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