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고의 자동차기업 도약을 위한 구상에 한창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글로벌 완성차업체 빅3 굳히기를 위한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체제에서 세계 자동차시장에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하게 각인 시키고 미래 모빌리티 실현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세계가 인정한 혁신의 리더십

글로벌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 지난 4월 발표한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World's Greatest Auto Disruptors 2022) 가욷네 정 회장을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 수상자로 선정했다.


현대차그룹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모시키며 자동차 산업의 틀을 뛰어넘어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연결이 가능하도록 모빌리티 영역을 재정의하고 있는 정 회장의 혁신에 주목했다.

정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가장 주시하는 경영인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1~6월) 사상 처음으로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 '톱3'에 올랐다. 세계 자동차 역사의 주역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을 모두 눌렀다.


전기차에서도 테슬라, 폭스바겐 등과 세계 시장에서 3강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렛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아이오닉6는 글로벌 유력 평가기관 및 언론매체들의 호평과 극찬을 받고 있다.

경영성과 역시 시장의 기대를 넘어섰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취임 당시인 2020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점유율 확대, 일본 재진출 등 탄탄한 먹거리를 위한 시장 다변화도 적극적이다.
취임 2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고의 자동차기업 도약을 위한 구상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올 초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서 올해의 비저너리에 선정됐던 정 회장. /사진=현대차그룹(뉴스위크 표지)


정 회장의 행보는 미래 영역에서 더욱 광범위하다. 완전 무인 자율주행,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새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을 포괄한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원천기술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불확실성 지운 사상 첫 글로벌 빅3 견인

정 회장의 취임 이후 2년은 위기극복과 미래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난제의 연속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확산, 원자재 가격 급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초복합적 요인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영환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불투명했다.

현대차·기아는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특유의 과감하고 창의적 해법으로 위기의 파고를 넘어섰다.

친환경차 시장의 본격적인 재편기에 아이오닉5, EV6 등 차별화된 성능과 디자인의 신차들을 적기에 출시했고 전기차 선진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올 상반기 각각 판매순위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당시 정 부회장 주도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세계 프리미엄 명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첫 국산 브랜드로 자리했다. 지난 2020년 연간 판매 10만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0만1415대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는 국내외에서 10만3000대 이상 판매되며 최대 판매 달성이 유력하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JD파워의 2022년 내구품질조사와 신차품질조사에서 제네시스는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신기술 만족도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최고의 위치를 지켰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순위 3위에 올랐다. 반기 기준 세계 판매량 순위에서 현대차그룹이 '빅3'에 포함된 것은 유례가 없다. 2000년 10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의 세계 판매량이 2010년 5위에 이어 올해 첫 글로벌 톱3 진입을 눈앞에 뒀다.
취임 2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선구자 도약을 위한 행보에 한창이다. 사진은 정 회장이 올초 CES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 위로 오르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 취임 이후 경영체질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수익 차량 중심의 제품믹스 변화, 원가구조 효율화, 제조 혁신 등이 현대차와 기아의 경영실적 향상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매출은 66조2985억원, 영업이익은 4조90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액은 14.9%, 영업이익은 38.6% 증가했다.

기아의 올 상반기 매출(40조2332억원)과 영업이익(3조8405억원)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5.2%, 49.8%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영실적 호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10조5000억원 및 8조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회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며 2020년 실적의 4배를 웃돈다.

사람 중심 경영… 미래 세대와의 소통 확대

정 회장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세계 임직원들과의 만남으로 올해 첫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월3일 현대차그룹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현대차그룹 파크'에서 영상을 통해 세계 임직원들과 2022년 새해 메시지를 공유했다.

임직원들 역시 본인만의 가상 아바타로 신년회에 참석해 유명 석학 특강과 다양한 브랜드 콘텐츠, 게임 등을 체험하며 즐기는 신년회로 한 해를 출발했다.

정 회장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새해를 시작한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현대차그룹이 제공할 미래 고객 경험은 현실세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상의 세계로 확장될 것이라는 비전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근무환경이 달라진 만큼 임직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새해 메시지에도 임직원 소통 변화에 대한 방향성이 녹아있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임직원들의 노력과 역량 결집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확장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9월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우리에게 듣는 진짜 우리 이야기: People & Story' 행사도 그 일환으로 개최됐다.
취임 2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빅3를 굳히기 위한 전략에 몰두하고 이다. 사진은 최근 현대차그룹과 롤스로이스가 체결한 AAM 기체개발 업무협약에 참석했던 워렌 이스트(왼쪽)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정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다양한 가능성이 확장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하고 한 명 한 명의 열정과 주도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사람 중심의 스토리 공유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정 회장의 생각이 반영됐다.

정 회장은 미래세대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유엔계발계획(UNDP) 및 세계 각계 구성원들과 함께 교통·주거·환경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모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포 투모로우'(for Tomorrow)를 운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구성원과의 협업,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지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W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주도한다… 앞으로 과제는?

정 회장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확실한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2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도 단행한다.

전기차 연간 생산량은 올해 34만대에서 2030년까지 144만대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2025년 양산을 목포로 현대차 울산 공장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는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e) 전기차 전용공장도 신설한다.

미국에는 7조원을 투자해 조지아주에 연간 생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도 설립한다. 이 공장은 완공되면 현대차의 북미 전기차시장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시대에 맞춰 기존 하드웨어(HW) 중심에서 벗어나 SW 중심의 차량 개발로 대전환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W 중심의 자동차'(SDV)로 탈바꿈하기 시키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빅3 자동차기업 굳히기에 들어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내부에서는 임직원 소통 문화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열린 현대차 임직원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에 참석했던 정 회장(가운데)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문을 열고 세계 자동차시장의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SW 분야에 총 1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에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SW 무선업데이트(OTA) 기술을 적용해 2023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모든 기능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한다.

통합 제어기에 최적화된 고사양의 커텍티드 카 운영체제 ccOs(Domain Centralized Architecture)도 고도화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SW 원천기술을 확보하라"고 주문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고삐를 조였다.

전기차 외에도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는 오는 2025년까지 국내 시장에 63조원을 투자한다.

미래항공모빌리티(AAM)·커넥티비티·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분야에만 8조9000억원을 쏟아 붓는다.

회장 취임 2년 동안 보여준 탄탄한 리더십과 별개로 과제도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돌파구 마련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강성 노조와의 원만한 동행도 정 회장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 7월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에 합의하며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지만 기아는 이른바 '평생사원증' 제도 축소를 두고 회사와 갈등을 빚었다.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반도체난 여파에 신차 출고 기간이 24개월 이상 지연되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한 혜안을 제시하는 것 역시 정 회장의 고민거리다.

이밖에 크게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복잡한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 짓는 것도 앞으로 정 회장이 풀어야 할 큰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