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동서학 개미 가고 채린이 왔다는데… 올해 초 채권시장 전망은?
② 장기 불황에 얼어붙은 투심… 증권사, 리테일 채권으로 탄력받나
③ 채권형 ETF로 뭉칫돈 몰린다… 수익률도 '고공행진'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가 급증한 가운데 증권사 리테일(소매금융) 채권 판매 규모도 크게 늘었다. 새해에도 채권 투자로 눈을 돌리는 개인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증권가도 개인투자자 대상 채권 판매를 위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 등에 나서며 문턱을 낮추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회사채 7조9955억원, 국채 2조9850억원, 특수채 1조913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2021년 개인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가 415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조원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관심을 보인 건 글로벌 긴축, 국내외 금리인상 기조로 채권금리가 뛰면서다. 지난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초 연 2%대 초반에서 한때 연 4.548%까지 치솟았다. 3년물 AA-급 회사채 금리도 연 5.736%로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린 투자자들이 채권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배경이다. 여기에 증시 약세가 이어진 점도 채권 투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도 채권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어서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꾸준히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 새해 들어 대신증권이 총 150억원 한도로 판매한 특판 채권 2종을 이틀 만에 한도 소진으로 조기 종료하고 지난 6일 2차 특판에 나섰다. '신한은행(신한은행25-04-이-2.5-B)'과 '산은캐피탈(산은캐피탈666-2)'에 이어 이번에도 금융채인 '우리금융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411-2)' 채권을 100억원 규모로 판매한다.

이번 채권 특판은 대신증권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수요를 반영해 마련한 이벤트다. 지점과 온라인 창구를 통해 판매했으며 최소 주문 단위는 1000원이다.


증권사, 소액투자·MTS 개편 등 채권 매매 프로세스 정비



개인투자자들이 채권 시장 큰손으로 떠오르자 증권사들도 리테일 채권 판매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특히 삼성증권이 지난해 7월 300억원 규모의 특판 채권을 27분 만에 완판해 화제를 모은 이후 증권사 리테일 채권 판매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 KB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채권 소액투자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며 투자자 유치에 뛰어들었다.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증권사들이 시스템 개편을 통해 채권 투자 문턱을 낮춘 것도 리테일 채권 판매 급증에 영향을 줬다. 증권사들은 MTS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도 높였다.

KB증권은 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매매 프로세스를 정비해 미 국채 등 해외채권도 MTS 등을 통해 최소 100달러부터 매수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9월부터 모바일 매매 서비스를 시작하고 최소 투자금액을 100달러로 낮췄다. 삼성증권은 온라인 채권 판매는 지난해 연간 규모(2000억원)에 비해 1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 MTS를 통해 판매한 채권 규모만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2000억원대에서 1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해 온라인 채권 판매 규모가 1조원을 넘기며 전년 대비 약 82배 성장했으며 KB증권도 100배 넘게 판매 규모가 늘었다.

리테일 채권 판매 라인업이 늘어나면서 국고채 위주 투자에서 개인들의 투자 저변도 확대됐다.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외화 채권을 중개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일부 증권사들은 애플 등 미국 기업 회사채와 신흥국 국채, 신종자본증권, 전자단기채권 등의 MTS 중개까지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가 줄어들며 그동안 고액자산가나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채권투자가 개인투자자에게 확산하며 고객들의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증권사들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채권 중개 시장을 확대하며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과 투자 편의성을 무기로 투자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