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부터 전세금 반환보증 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낮추는 방안이 실시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조직적인 전세사기가 성행하고 전 재산과 다름없는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속출하며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가 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대책에는 ▲전세금 반환보증 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 100%→90% ▲계약단계별 정보제공(안심전세앱 출시, 매매계약 임차인 고지 등) ▲임대인 신용 정보, 전세사기 위험 확인 등 공인중개사 책임 강화 ▲피해자 대출요건 완화, 가구당 최대 2억4000만원(보증금 3억원 한도) 지원 ▲긴급거처 지원(수도권 500가구 이상) ▲경매낙찰 시 무주택 유지(공시가격 3억원(지방 1억5000만원) 이하, 면적 85㎡ 이하) ▲원스톱 법률서비스 지원 ▲보증금 반환절차 단축 등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규정 개정은 오는 5월 시행하고 기존 보증 갱신 대상자에 대해서는 2024년 1월 적용한다.


이와 함께 단기간 주택을 다수 매수하거나 확정일자 당일 매도 등을 수사하고, 불법 광고?중개를 퇴출시킨다. 올 상반기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검찰·경찰·국토부가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전세보증 사고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약 1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사기 검거 건수도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증가해 2021년 187건에서 2022년 618건이 됐다.


전세사기 사고는 집값 급등과 보증제도 악용, 전문 자격사 가담 등 여러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특히 시세 100%로 가입이 허용된 반환보증을 악용해 깡통전세계약이 발생하고 분양대행사, 공인중개사 등과 공모 하에 체결돼 왔다. 명의변경, 확정일자 직후 선순위 근저당 설정 등 책임 회피에 대한 대응책도 미흡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전세가율이 10년 전엔 빌라 70%에 불과했지만 2017년 100%로 높아져 전세사기에 악용됐다"면서 "보증보험제도가 무자본 갭투자를 부추겨 피해 키운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가율을 낮춰 무자본 악성 임대인을 퇴출시키면 보증보험 24만가구 가운데 25%가 제외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춘 전세가율 만큼 준월세로 전환해 보증보험을 허용하고 등록 주택임대사업자 의무와 보증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신용정보회사와 연계해 중개인이 임대인의 신용정보를 확인토록 하고 전세사기 특약, 보증보험 가입 안내를 의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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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역전세·임차권등기명령 정보 제공 필요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면서 "다만 일부 제도 개선이 올해 봄 이사철 이후에 이뤄질 예정이고 나쁜 임대인 명단공개 등은 국회 입법 개정이 불투명해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직방 조사 결과 전세사기가 집중된 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빌라와 오피스텔의 전세거래가 2022년 39만8293건(2023년 1월31일 계약 기준)을 기록했다. 매매·전세가격 하락으로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역전세 아파트는 최근 3개월 동안 서울 5309건, 경기 1만526건, 인천 2439건 발생했다.

함 랩장은 "지난 3년간 저금리를 이용한 비아파트 주택 인·허가가 상당해 당분간 빌라왕·건축왕 같은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불거질 수 있겠다"며 "2020년~2022년 빌라 인·허가 수는 전국 31만5757가구, 수도권 17만8051가구"라고 밝혔다. 이어 "주택 수요 둔화로 매매 거래가 줄며 전세화가 발생했고 2022년 12월의 빌라 경매 매각률이 평균 20.1%, 매각가율 70.7%로 내려가고 있어 전세금 미반환 사고 건수도 당분간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전세 지역과 임차권등기명령에 대한 추가 정보 제공과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임차인의 보증금 대항력 확보 이전에 임대인 근저당 설정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특약, 신규 임대인의 보증사고 이력으로 보증가입 불가 시 계약해지와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특약이 강화됐다. 다만 계약 체결 시점에 선순위 임대차 정보 제공, 임대인 국세완납증명 확인 등 정보공개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금 반환보증 대상 전세가율을 조정한 것은 위험물건을 인수해야 하는 보증기관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실적으로 보증기관에 무조건적인 위험 보유를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세는 없어져야 하는 제도고 선진국처럼 월세로 살아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대두되지 않았으면 한다. 여전히 임차인에게 월세보다 전세가 순수 자본일 경우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