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시중통화량이 6조3000억원 줄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의 현금인출기(ATM)에서 시민들이 입출금을 하는 모습./사진=뉴스1


지난해 12월 시중통화량이 한달만에 6조원 이상 줄었다. 예·적금 규모가 31조원가량 늘었지만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에서 역대 두번째로 많은 돈이 빠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중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779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6조3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시중 통화량(M2)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증가세를 이어오다 9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시중 통화량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인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즉각 현금화가 가능한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CD(양도성예금증서), RP(환매조건부채권),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현금화가 빠른 금융상품을 모두 아우른다.

금융상품 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31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1월(58조4000억원) 예·적금 증가폭이 2001년 12월 이후 최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반면 예·적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17조3000억원 줄었다. 전월(-19조1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요구불예금도 10조2000억원 줄었다. 다만 전월 감소폭(13조8000억원)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은행에서 찾아쓸 수 있는 초단기예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갖고 있어 통화성예금으로도 불린다.


2년 미만 금전신탁도 14조5000억원 줄며 역대 최대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에서 돈을 빼 금리가 더 높은 예·적금으로 옮기거나 대출 상환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에는 증시 흐름이 부진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 1월에는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은행에서 돈을 빼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돈을 옮기는 '머니무브'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주체별로 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통화량은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11조1000억원이 증가한 188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정부를 비롯한 기타 주체는 3조4000억원 늘어난 559조4000억원을 기록한 반면, 기업은 주로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18조9000억원 감소한 110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계절조정계열)은 1231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8조9000억원 감소했다. 전월 대비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는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