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다. 사진은 푸본현대생명 여의도 사옥./사진=푸본현대생명


지난해 푸본현대생명의 총 자산 가운데 절반가량을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자산 19조8504억원 중 퇴직연금이 8조9831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회계상 부채로 구분하는 퇴직연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푸본현대생명의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기준으로 푸본현대생명의 총 자산은 19조8504억원이었으며 이 중 퇴직연금은 8조9831억원으로 45.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현대자동차그룹이 구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로 출범한 푸본현대생명은 계열사 퇴직연금 물량을 통해 성장해 왔다.

2018년 대만 푸본생명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부터 퇴직연금 계약을 꾸준히 인수하는 중이다. 올해 푸본현대생명은 교보생명과 퇴직연금 시장 2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중이다. 1위는 삼성생명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 이유는 IFRS17(새국제회계기준)의 건전성 기준이 K-ICS에서 자산을 포함해 보험부채도 시가평가하기 때문이다. 보험은 만기가 수십년인 장기상품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부채가치가 자산가치보다 더 크게 하락해 건전성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퇴직연금 규모가 큰 푸본현대생명은 일반적인 보험사와 다르다. 부채듀레이션은 7.5년인데 반해 자산듀레이션은 8.5년으로 자산듀레이션이 오히려 짧다. 총자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퇴직연금이 푸본현대생명 부채듀레이션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에 시중금리 상승으로 건전성이 좋아지는 것은 아닌 오히려 악화된다. 퇴직연금 만기는 1년에서 5년이지만 대부분은 1년이다.


여기에 K-ICS는 퇴직연금 금리리스크도 반영한다. 이에 시중금리 상승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기존 건전성 기준인 RBC는 특별계정으로 구분하는 퇴직연금을 반영하지 않았던 것과 다른 점이다.

푸본현대생명이 K-ICS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부채를 줄이거나 자본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단기간에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없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최근 은행이 평균 연 5.13%대 퇴직연금 상품을 내놓은 것도 푸본현대생명에 부정적인 요소다.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규모는 약 300조원이며 80%의 만기가 매년 12월 말에 몰려 있다. 해마다 전체 퇴직연금의 30%가 이동한다.

일반적으로 퇴직연금 갱신 기간은 12월에 가장 많은 양이 몰려있으며 그 다음 순으로 6월, 9월로 알려져 있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12월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1년 만기 DB형 기준으로 6.6% 확정해 퇴직연금 이동에 대응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기준인 K-ICS에 맞춰 보험사들의 계량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RBC비율 하락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