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가 서울광장에 기습 설치한 분향소에 대한 서울시의 자진 철거 권고 기한이 15일 오후 1시에 만료되는 가운데 양측이 극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 /사진=장동규 기자


서울시는 이태원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가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한 것에 대해 15일 오후 1시까지 자진 철거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철거 권고 일시가 임박함에 따라 유족 측과 서울시가 극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일 유족 측에 "이날 오후 1시까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자진 철거해달라"고 통보했다. 서울시 측은 서울광장 분향소를 불법 시설물로 규정한 채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유족 측은 "서울시의 자진 철거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약 서울시가 강제력을 동원할 경우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159명 희생자들을 온전히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서울광장 시민분향소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며 "추모를 탄압하는 서울시로부터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대책위) 관계자는 "서울시가 시민광장 분향소를 불법 시설물이 아닌 추모를 위한 공간으로 인정하고 철거 요구를 하지 않는 게 우선"이라며 "서울시는 서울광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 서울시는 "분향소가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유족 측이 이날 오후 1시까지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에 착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14일 "현재 서울광장에 설치된 시설물은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며 "(분향소는) 무단 불법으로 설치된 시설물"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족 측은 "강제집행은 위법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제15조에 따르면 관혼상제·국경행사에 관련한 집회는 옥외집회·시위의 신고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대책위 관계자는 "분향소는 관혼상제에 해당하기에 서울시가 철거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철거를 감행한다면 위법 행위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강제철거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해당 조례에 따르면 시장은 광장의 무단점유 등에 대해 시설물의 철거를 명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시설물을 철거하고 그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 다만 서울시가 "유족 측과 마지막까지 대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유가족 측은 이태원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공원 합동분향소에서 서울광장까지 추모 행진을 하던 중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이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내 추모공간 설치를 불허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지하 4층, 서울시 무교청사 3층 등에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기존 녹사평역 분향소의 경우 인근 상인들의 불만이 누적됐으며 분향소의 위치로 유동인구가 많고 개방된 곳을 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