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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운전 경력이 짧은 사람에게 비싼 보험료가 책정되는 것처럼 차등보험료율제도는 보험에 가입을 한 금융회사들의 실질적 공정성을 유지합니다. 금융회사 스스로도 리스크를 관리할 유인도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리스크) 사전 예방의 기능입니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예보기금 운영방안과 관련해 이같이 비유했다.
차등보험료율제도는 부보금융회사의 경영위험 수준에 따라 예금보험료율을 달리 적용함으로써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리스크 감축과 건전 경영문화 확산을 도모하는 제도를 말한다. 고정보험료 납부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유 사장은 이날 예보기금의 유인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체업권의 부보예금이 2010년 1161조원에서 2022년 2884조원으로 약 2.5배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금융투자업체의 운용자산은 947조원에서 2794조원으로 약 3배가 증가했다.
예보제도가 금융소비자 보호에 충실하려면 현재 원금보장 위주의 예금 보호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유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금융회사가 납부하는 예보료 등의 약 79%가 과거 구조조정 비용의 상환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기금체계 개편을 통해 미래 예금자보호를 위한 재원을 확충하면서 부보금융회사와 미래의 금융상품 소비자의 유인에 맞도록 예금보험료 및 보험금제도를 개편해 나가야 한다는 게 유 사장의 판단이다.
특히 유재훈 사장은 차등보험료율제도의 유인부합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금융회사의 실질 리스크에 기반해 예보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차등보험료율제도를 보다 정교화하겠다"며 "아울러 업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유 사장은 예금자보호의 원천인 예보기금의 운용 다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부보금융회사에 예금으로 예치하기 보다 채권 등 시장성 금융상품으로 운용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 사장은 "올 2월 미 국채 약 600억원을 매입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미 국채 운용 비중 확대 등을 통해 기금운용의 수익성은 물론 기금의 위기대응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예보기금의 부채가 부보예금의 규모와 금융회사의 파산가능성에 대해서 결정되는 만큼 금융회사에 대한 정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예보기금의 부채구조 추정을 보다 정교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산운용 수익을 극대화하도록 ALM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겠다는 게 유 사장의 구상이다.
'예금보험 3.0' 추진… 자기책임·상호부조원칙 기반한 예보제도 민간화
유재훈 사장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보제도가 진화해야 한다"며 비전을 '예금보험 3.0'으로 명명했다.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사후적으로 부실을 정리했던 기간을 '예금보험1.0'으로 봤다. 유 사장은 "당시 정리비용이 대부분 납세자부담으로 귀결되는 등 금융회사의 자기책임 원칙과 거리가 멀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경우 국가재정에 의존하는 형태는 벗어났으나, 해당 업권에서 자체적으로 부실 해소를 하지 못하고 예보기금 내 은행·증권·보험 등 타 계정으로부터 구조조정 비용을 차입해야만 했다"며 "역시 자기책임 원칙이 실현되지 못했는데 이 시기가 '예금보험 2.0'"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유 사장은 '예금보험 3.0'을 통해 자기책임과 상호부조원칙에 기반한 예보제도의 민간화와 시장원리에 따른 유인부합적 제도운영을 통해 납세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사전 금융위기 예방 체계를 구축하는 미래지향적 예보제도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예금보험 3.0 구현을 위한 예보제도 운영 방안으로는 금융안정계정 도입이 지목된다.
금융안정계정 도입을 위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유 사장은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위기 전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인 만큼 조속히 법제화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민관합동TF(태스크포스)'에서 예금보호한도, 목표기금 수준, 적정 예보료율 등 예금보험의 핵심제도들에 대해 논의 중인 것과 관련해 유 사장은 "그 결과를 토대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027년에는 상환기금과 2026년 저축은행특별계정의 종료 시한이 도래함에 따라 유 사장은 합리적인 잔여재산 배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특히 유 사장은 예금보험의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연금저축의 노후보장과 사회보장적 성격을 고려해 별도 보호한도(5000만원) 적용을 추진하는 등 보호 대상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유 사장은 우리금융지주 보유 지분 1.29%에 대한 매각 계획과 관련해 "결국 시장 상황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매각은 주식시장에서 언제든지 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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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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