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통신 시장과 독과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제4통신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통신업계 신성' 제4통신사는 누가 될까
② 제4통신사 가능성은… 정부 '7전8기' 성공할까
③ 통신 과점 끝낸다… 정부, 제4통신사 유치 '사활'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과감한 혜택을 주고 새로운 사업자를 유치해 통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정부 의지가 강력한 만큼 제4통신사로 여러 기업이 거론된다.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사업자는 없지만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후보군이 꾸준하게 주목을 받고 있다.

통신사 주파수 회수해 신규 사업자 유치… '파격 혜택' 제공

정부는 5G 주파수 28㎓ 대역 개발에 미흡한 통신사로부터 주파수를 회수하고 새로운 사업자에게 할당할 방침이다. /사진=뉴스1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KT와 LG유플러스에게 철퇴를 가했다. 그동안 구축한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기지국 수가 할당 조건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이들 사업자에 할당한 주파수 대역을 회수했다. SK텔레콤은 취소는 면했지만 할당 기간을 당초 5년에서 10%(6개월) 줄였다.

이례적인 강수를 둔 과기정통부는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거둬들인 5G 28㎓ 대역을 새로운 통신사에게 맡길 생각이다. 통신 3사가 과점 사업자란 지위에 안주해 인프라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판단이다. 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이 40.1%를 차지했고 KT 22.3%, LG유플러스는 20.7%를 기록해 3사가 시장의 80%를 넘는다.


정부는 '가계 통신비 인하'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통신 3사의 독과점 체재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통신 시장의 경쟁이 좀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2분기 내 주파수 할당 계획을 내고 올해 4분기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제4통신사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서비스를 개시한다.

정부는 회수한 5G 28㎓ 대역 사업권 2개 가운데 1개를 신규 사업자에게 주고 사실상 3년간 독점 제공하는 등 여러 유인책을 제시했다. 신규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최대 28%(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전제)까지 해주고 정책자금 역시 시중금리보다 2% 저렴하게 빌려줄 예정이다.


통신 3사가 5G 3.5㎓ 및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는 대가로 각각 1조원 이상을 지불하고 기지국 설치에 최소 2조~3조원을 썼지만 신규 사업자는 인프라 구축 비용을 통신 3사의 10분의1 수준으로 낮춰줄 방침이다. 추산 투자금액 3000억원 중 80%인 2400억원도 2.5%의 저금리로 정부에서 보증받아 빌리면 연간 이자비용은 60억원에 그친다. 매년 투자금액의 최대 22%까지 세액공제되면 재투자 여력도 생긴다. 앞으로 5G 28㎓ 대역 개발이 궤도에 오르면 신규 진입자의 이득은 더 커질 수 있다.

제4통신사는 누구…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 기업은

정부가 제4통신사를 천명한 가운데 자금력을 갖춘 여러 기업들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사진=쿠팡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들이 차기 제4통신사 물망에 오른다. 네이버는 5G 28㎓ 특화망을 활용 중인 데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는 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포털이나 음악, 영상과 웹툰 등 콘텐츠와 클라우드 영역에도 활용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카카오는 자사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각종 콘텐츠와 통신 사업을 연계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운영 중인 여러 유료 서비스를 활용해 요금제, 멤버십을 설계할 수도 있다.

유통기업 쪽에선 탄탄한 물류망을 구축한 쿠팡이 유력한 후보다. 쿠팡은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축구장 500개를 합친 크기의 물류·신선센터·배송캠프를 구축했다. 28㎓ 주파수를 활용해 이러한 물류센터를 로봇과 물류시스템 등을 연결하는 스마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도 고화질 영상 구현에 해당 주파수 대역이 도움이 된다.


롯데는 롯데월드·롯데백화점 등 막강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고 최근 롯데정보통신을 필두로 '아이돌 메타버스 콘서트' 등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통신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 역시 기존 인프라에 통신 서비스를 접목해 사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과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물론 이마트가 보유한 야구장 '인천 SSG 랜더스필드'(수용 규모 2만7500명)에 28㎓ 주파수를 적용할 경우 경기 관람과 동시에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8㎓ 초기 사업 모델은 야구장이나 공연장, 도서관같이 인구가 밀집된 특정 장소에서 쓰일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도 주목받고 있다. 수많은 고객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28㎓ 주파수의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토스의 '토스 모바일'은 최근 알뜰폰 사업에 나선 데 이어 제4통신사의 다크호스다. 정부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 기조에 맞춰 금융·통신이 결합한 다양한 요금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국민은행 'KB리브엠'이 2019년부터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