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지난해 7월 대전에서 발생한 SRT 고속열차 궤도이탈 사고는 구조가 취약한 중계레일(서로 다른 레일을 이어 사용하기 위해 단조 제작한 레일)이 폭염으로 굴절된 상태에서 여러 대의 열차가 지나간 탓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약 1시간 전 선로 변형이 발견됐으나 적절한 대처가 진행되지 않았던 점도 밝혀졌다.
지난해 7월1일 오후 부산역을 출발해 서울 수서역을 향하던 SRT 338호 열차는 인근에서 열차의 1호차와 맨 후부 동력차 총 2량이 궤도를 이탈하며 탈선했다. 해당 열차에는 380명이 탑승해 있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사고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사고열차는 선로전환기로부터약 5m 전방의 선로변형 발생 지점을 약 98㎞/h의 속도로 통과하던 중 심한 좌우진동과 충격으로 열차 진행방향 2번째 차량(1호 객차)의 앞대차 차륜이 최초로 궤도 오른쪽으로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심한 좌우진동과 충격을 느낀 사고열차 기장이 비상제동을 걸었으나 마지막 10번째 차량의 앞대차 차륜도 추가로 궤도 오른쪽으로 이탈한 후 최초 탈선지점으로부터 약 338m 지난 지점에서 최종 정차했다. 사고로 승객 11명이 다쳤고 1명 입원, 10명 당일 귀가 조치됐다.
차량, 레일, 침목, 궤도회로 및 전차선 설비 등이 파손됐다. 14개 열차가 운행을 중지하고 197개 열차는 지연되는 등 211개 열차가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SR과 철도공사가 추산한 피해액은 총 69억원이다. 물적피해는 56억원, 영업피해는 1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사조위는 사고발생 즉시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초동조사 결과 사고구간인 고속-일반선 연결구간에 대한 선로 유지관리가 미흡해 선로변형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7월5일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에 사고구간과 유사한 구간에 대해 궤도, 노반, 자갈 등의 상태를 특별 점검해 보강조치할 것을 긴급 안전권고했다. 코레일은 약 3주간 특별점검을 통해 궤도틀림 보수, 자갈보충 등을 실시한 바 있다.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KTX 선행열차와 3분 전 SRT 선행열차 기장이 선로변형을 발견했음에도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못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사조위는 지난해 8월26일 코레일과 SR에 선로변형 등 이례적인 상황을 발견할 시에는 관련규정을 준수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체계를 확립하라는 내용의 긴급 안전조치를 권고했다.
조사결과 사고원인은 중계레일에 온도 상승에 의해 레일이 팽창하는 좌굴 현상이 발생한 후 여러 대의 열차가 통과하면서 선로변형이 확대된 것으로 밝혀졌다. 구조적으로 취약한 중계레일임에도 선로유지관리가 미흡했고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선로변형이 발견됐으나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 사고 발생에 기여했다고 사조위는 지적했다.
사조위는 코레일에 ▲중계레일이 설치된 지점(1767개소)의 구조 취약점을 보완하거나 취약개소로 지정해 관리할 것 ▲궤도 뒤틀림을 적기에 보수하고 도상자갈 부족 구간을 보충하며 중계레일 교환 후 장대레일 재설정을 철저히 시행할 것 ▲궤도틀림 결함이 지속 발생하거나 장대레일을 재설정하지 않은 구간은 특정지점과 취약개소로 지정, 하절기 점검을 실시하고 일상순회 점검도 철저히 시행 ▲선로의 변형 발견·감지 시 긴급 정차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보고·지시·점검 등의 과정에서 관계자가 적절히 조치 ▲운전작업내규에 '선로 고장 발견 등 수보 시 조치' 등에 대한 사항을 명확히 정하고 운전취급자에 대한 운전취급 이론과 실무 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SR에는 선로의 변형을 발견하면 긴급 정차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보고 등의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매뉴얼을 보완한 후 체계적인 교육·훈련 등을 시행할 것을, 국가철도공단에는 중계레일의 구조 취약점을 개선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코레일에 위탁한 선로 등 시설물이 적정하게 유지·관리될 수 있도록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 등을 각각 권고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외부전문가 자문과 관계인 의견청취, 지난 3월30일 진행된 위원회 심의·의결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됐다. 사조위 관계자는 "즉시 관계기관에 조사보고서를 송부해 안전권고 이행계획 또는 결과를 제출토록 하는 한편 정기 안전권고 이행 상황을 점검해 유사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