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경찰을 보고 도망치다 근처 빌라 5층에 숨은 20대를 주거침입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법원이 경찰을 보고 도망치다 근처 빌라 5층에 숨은 20대를 주거침입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강희성)는 절도·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5)에게 주거침입은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절도 혐의는 인정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주차장에서 자동차 문을 열고 들어가 금품을 훔치려 했으나 금품이 없어 미수에 그쳤다. 이후 해당 차량에 지갑을 놓고 온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주차장으로 돌아가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목격했다. 경찰을 피해 인근 빌라 5층에 숨은 A씨는 50여분만에 발각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해마다 절도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1년을 받은 전과 4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에게 절도 및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절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지만 주거침입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숨은 빌라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할 경비원이 없고 공동현관문에 비밀번호 잠금장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은신한 곳은 공동주택의 공용부분이라면서 주거침입죄 인정 요건인 주거의 평온상태를 해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체포를 피할 목적으로 50여분 동안 은신해 있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이는 주거의 평온 상태를 해친 행위라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재판부는 A씨가 체포를 피할 목적으로 빌라에 들어갔을 뿐 현행범으로 잡히기 전까지 5층 옥상 앞 복도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자유롭게 열린 출입문을 통해 별다른 제지 없이 들어간 것"이라며 "주거의 평온 상태가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