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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건설업계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7위의 태영건설과 25위의 한신공영의 신용평가등급이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2021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떨어지고 원가율은 상승하며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태영건설과 한신공영의 신용평가등급을 한 등급씩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신공영은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A2-, A3+→A3로 각각 내렸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태영건설은 산업 환경이 악화되기 이전부터 분할 이후 자본 감소로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었고 한신공영 역시 수익성 하락과 토지대 부담 등으로 지속적으로 레버리지 지표가 상승해왔다"며 "현재는 산업 전반의 원가와 금융비용 상승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됨에 따라 프로젝트 진행 시기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등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상황으로 자체적인 현금창출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매출 줄고 원가율은 늘어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의 수익성 하락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에 주목했다. 태영건설의 지난해 매출(이하 연결 기준)은 2조6051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수익성이 양호한 자체사업 비중이 축소되고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율 재산정 등으로 매출원가율은 2021년 86.7%에서 2022년 90.1%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자체사업과 도급건축 프로젝트들의 기성 본격화로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7242억원을 기록했으나 레미콘·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추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원가율이 오르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7%에 그쳤다.김 연구원은 "태영건설은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며 영업현금흐름(OCF)이 축소됨에 따라 분할 이후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2020년 9월 티와이홀딩스가 인적분할되며 자본규모가 크게 감소했고 이로 인해 부채 비율은 2019년말 276.5%에서 2020년말 487.2%로 급증하며 레버리지 지표가 크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종속기업 처분(관계기업투자주식처분이익 350억원) 등으로 자본이 확충되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59.7%로 개선됐지만 순차입금이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등 전반적인 재무 부담이 큰 상태로 분석된다.
PF우발채무에 따른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일정 부분 완화됐으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영건설의 올해 3월 연결기준 PF우발채무는 2조4000억원, 책임준공약정(미이행시 채무인수) 등 변형된 PF우발채무는 2조9000원 상당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금시장 경색으로 일부 사업장에 대한 유동화증권 약 2000억원을 직접 매입하며 우발채무 위험이 일부 현실화됐으나 이후 PF유동화증권을 시장에 매각, 6월16일 현재 태영증권이 직접 보유한 물량은 4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하며 단기 차환위험이 일정 부분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분양 위험' 사이렌 울린 한신공영… 자체사업 모니터링 필요
한신공영 또한 수익성 지표가 양호하지 못한 상태다. 김 연구원은 "2018년 이후 대규모 자체사업과 도급사업 준공 등의 영향으로 외형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부담 확대, 수주 관련 수수료, 광고비 등에 따른 판관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대형 프로젝트 준공 이후 자체사업의 기성 반영이 본격화되기까지 시일이 소요되는 가운데 물류 차질과 사업지 자연재해 등으로 공정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8% 하락한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채산성이 높은 포항 펜타시티와 같은 자체사업 매출이 반영됐으나 원자재 가격이나 인건비 상승에 따른 원가 재산정, 분양률 제고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이 반영되며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3.2%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한 3139억원이다. 신규현장이 착공하고 공정 진행이 본격화된 영향이다.
준공을 앞둔 공사들의 돌관공사(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장비나 인원을 집중투입하는 공사) 진행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지며 영업이익률은 1.4%까지 떨어졌다. 수익성 하락으로 영업현금흐름(OCF)이 축소된 데 이어 자체 사업 관련 토지매입과 착공현장 증가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 3월 말 부채비율은 247.5%에 머물렀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신공영의 민간주택 사업이 지역적으로 열세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신공영이 올해 3월 말 진행 중인 주택사업은 약 1만2000가구이며 분양률은 78.4%이다. 전반적인 분양성과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이 가운데 66.6%가 한국기업평가가 선정한 미분양 리스크 위험지역인 경북, 대구, 대전, 울산, 인천, 충남, 충북 등지에 분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공영의 미분양 주택은 대부분 포항과 울산에 집중돼 있다.
김 연구원은 "자체사업의 경우 토지대부담이나 미분양시 부실자산 부담에 따른 대손 반영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에 한신공영이 예정 중인 자체사업지들의 사업 진행경과 역시 신용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대구 노곡동 공동주택, 인천 영종과 같이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분양경기가 침체된 지역의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착공 전환이나 분양성과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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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