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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뭘 한다는 거에 의미가 있는 거죠. 그런데 이마저도 반쪽짜리니"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같이 토로했다. 하나의 카드앱에서 여러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오픈페이' 서비스가 출시된 지도 반년이 훌쩍 넘었지만 사실상 별 효과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카카오페이, 애플페이는 알아도 오픈페이를 아는 지인은 없다며 자조 섞인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카드사간 카드 상호연동 서비스 '오픈페이'가 시작됐다. 고객이 1개의 카드사 결제앱(플랫폼)으로 카드사(발급사) 구분없이 여러장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쉽게 말하면 신한카드 앱에서 KB국민카드로 간편결제가 가능한 거다. 그동안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보유한 고객은 카드사 결제앱을 모두 설치해야 했지만 해당 서비스를 통해 자주 쓰는 카드사 앱 하나만 깔면 여러 카드 간편결제가 가능해졌다.
카드사들이 경쟁사들과 기꺼이 불편한 동거에 나선 건 결제시장에서의 지위가 예전만하지 못해서다. 특히 이른바 ○○페이를 내세운 빅테크들은 이들의 공공의 적이된지 오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은 2342만건, 이용금액은 7326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8.2%, 20.8%나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전자금융업자를 통해 이뤄진 간편결제 이용건수는 1년 전과 비교해 14.9% 늘었지만 카드사는 9.2% 늘며 성장세에서 밀렸다.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먹고 사는 카드사들에게는 자존심이 구기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뭉쳤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오픈페이에 대한 카드사들이 태도가 미온적이다. 국내 9개 카드사 중 절반인 신한·KB국민·롯데·하나카드 등 4곳만 참여한 데다 당초 올해 3월 참여하기로 했던 비씨카드는 2분기로 일정을 미뤘고 상반기가 지나도록 별다른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우리카드 역시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을뿐더러 각각 삼성페이, 애플페이로 결제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오픈페이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기에 최근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이 애플페이 참여 의사를 밝혀 오픈페이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따라 붙는다. 이젠 굳이 오픈페이에 힘을 쓸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실적 파티를 해온 카드사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실적이 고꾸라졌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또 다시 들려올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더 떨어질 것이며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조달비용이 오르는 등 상황이 악화된 것은 맞지만 업계 돌파구를 만들자며 내놓은 오픈페이에 대해 카드사들이 미온적인 건 어쩐지 앞뒤가 맞지 않게 느껴진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빅테크를 경쟁 상대라고 부를 수도 없게 될지 모른다. 공동의 목소리가 없는 한 업계의 부흥은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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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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