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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에서 흉기를 휘두른 조선, 마찬가지로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최원종 그리고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 등 이른바 '묻지마 범죄'의 피의자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소극적인 인간관계와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직장을 다닌 적이 없고 사회적 유대관계를 맺지도 않았다. 서현역 사건의 장본인 최원종 또한 정신질환으로 원하는 고교 진학을 실패한 뒤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조선은 무직자였다. 전문가들은 고립에 대한 불만이 사회를 향한 분노가 되고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범죄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8일 뉴스1을 통해 "은둔형 외톨이의 증가와 묻지마 범죄의 증가의 관계가 아예 없지는 않다"면서 "일본에서도 2000년대 들어 경기가 나빠지고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며 히키코모리가 늘고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문제를 구조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 취업 등 삶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막히는 상황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빠진 후 사회를 향한 심리적 갈등과 분노가 쌓이면 묻지마 범죄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단법인 청년재단이 지난 6월7~15일 은둔·고립 경험이 있는 청년 393명을 대상으로 재고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첫 은둔·고립의 계기로 '취업 어려움 및 실직'을 꼽은 응답자가 153명(38.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간관계 맺기의 어려움(14.2%) ▲가족 불화(14.0%) ▲사회적 압박(10.2%) ▲가정 경제 위기(8.1%) ▲폭력(7.9%) ▲학업 어려움(4.8%)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정책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교수는 "이런 범죄에서 경찰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면서 "사람들이 범죄 동기를 갖지 않도록 사회 정책적 접근으로 좌절, 박탈감, 소외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교수는 "불평등 속에서 은둔형 외톨이들이 극한 상황에 내몰리게 해선 안 된다"며 "사회와 국가가 이들을 받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은둔·고립 상태를 벗어났다 다시 재고립을 택한 응답자 231명 중 66명(28.6%)은 '재고립 상태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자원' 중 1순위로 정신건강 관리를 꼽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의 마음을 진단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이들의 마음을 읽고 분노를 이해해줄 수 있는 심리상담 기관이 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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