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양종희 취임에 '부회장직' 고민 "경영파트너냐 계륵이냐"
[머니S리포트-진짜 리딩금융②] KB금융, 2인 허인·이동철 거취 관심… 함영주, '3인체제' 유지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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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5대 금융지주들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기업대출 자산을 늘려 이자이익을 지속해서 늘린 영향이다. 실적 개선은 물론 지배구조 선진화 숙제를 안고 있는 금융지주는 부회장직 존속 여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올랐던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① KB에 반격 준비하는 신한… 하나·농협 겨냥하는 우리
② KB, 양종희 취임에 '부회장직' 고민 "경영파트너냐 계륵이냐"
③ KB가 리딩금융? 시험대 오른 박정림·김성현 리더십
올해 말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경영진 인사 포인트는 부회장직 신설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법 개정에 나선 가운데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경영승계 프로그램, 부회장직을 신설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3분기 4대 금융그룹은 합산 당기순이익 13조6409억원을 기록하며 몸집을 불렸지만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 문제가 속출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그룹 회장과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하는 책무구조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구축해 리딩금융의 모범 지배구조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대 금융지주의 계열사는 총 55개로 ▲신한·우리금융(15개) ▲하나금융(14개) ▲KB금융(11개) 순이다. 계열사 CEO는 ▲우리금융(16명) ▲신한금융(15명) ▲하나금융(14명)▲KB금융(12명) 등 총 57명이다.
금융그룹 회장이 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하면 부회장단이 그룹의 각 사업부문 경영을 맡는다. 부회장이 부문별 최전방에서 권한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부문별 메트릭스' 체제다. 다만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검증과 무대로 활용돼 새 임기를 시작한 회장에게 계륵이 될 수 있다.
'양종희號' 출범, 허인·이동철 거취 촉각
4대 금융지주 중에선 KB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부회장 3명을 두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부회장직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이달 말 취임하는 양종희 회장 내정자와 '경영 2기' 함영주 회장의 후보자 양성을 위한 결단이다.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개인고객, WM/연금, SME 부문장을 맡고 있다. 허인 부회장은 글로벌과 보험 부문장, 이동철 부회장은 디지털과 IT 부문장이다. 양 내정자가 차기 회장에 이름을 올리면서 2명의 부회장 체제를 유지할지 관심이다.
앞서 KB금융은 200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부회장직을 신설했다. 2009년 12월31일 강정원 당시 부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차기 회장에 내정된 후 사퇴하면서 부회장직이 사라졌다. 2021년 1월 윤종규 회장은 양 부회장을 부회장으로 임명했고 KB금융의 부회장직은 10년 만에 부활했다.
양 내정자는 지난 9월11일 출근길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전반적인 파트너로 부회장직을 운영할지 고심 중"이라며 "부회장직은 승계 회장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측면과 업무를 분장한다는 측면 등을 고려해 이사회와 협의하고 유지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주 회장은 박성호·이은형·강성묵 등 전문성을 갖춘 부회장 3인방 체제를 가동한다. 박 부회장은 하나금융의 그룹전략부문(CSO)과 그룹디지털부문(CDO) 등 디지털 신영역 개척과 신성장 기회를 발굴한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의 글로벌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브랜딩 전략을 추진한다.
함 회장은 이 부회장이 중국민생투자그룹의 총괄 부회장직 등 글로벌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올해 초 그룹브랜드부문(CBO)을 신설했다. 강 부회장은 금융 핵심 역량 제고와 관계사 경영을 지원한다. 세부적으로 개인금융부문, 그룹자산관리부문, 그룹CIB부문 등을 맡는다.
'경영 2기' 함 회장은 '3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해 후계 구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랜 기간 부회장으로 재직하다가 회장에 오른 함 회장이 후계자 가리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2016년 3월 부회장직에 오른 함 회장은 2021년과 2022년 초 회장 최종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하나금융은 KB금융과 달리 부회장의 보직 순환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아 경영진 육성과 검증 기능을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2012년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이 단독 추천으로 회장에 오른 뒤 부회장 9명 중 3명이 최종후보자 명단에 들었다.
'백지화' 진옥동, '사장 축소' 임종룡
올해 3월 취임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부회장직 신설을 백지화한 상태다. 조용병 전 회장이 2020년 부회장직 신설을 핵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구상했으나 '3연임'에 실패하면서 좌초됐기 때문이다. 진옥동 회장은 취임 후 지주회사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대신 계열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한 인사를 택했다.신한금융의 부사장은 ▲고석헌(지속가능경영) ▲이태경(재무) ▲이인균(운영) ▲김명희(디지털) ▲안준식(브랜드홍보) ▲방동권(리스크관리) ▲김성주(감사) ▲왕호민(준법감시) ▲장동기(신사업) ▲박현주(소비자보호) 등 총 10명으로 그룹의 살림을 챙기고 있다. 하나금융의 부사장이 8명, KB금융 3명, 우리금융 2명인 점과 비교하면 최대 5배 많다.
진 회장 입장에선 취임 초기 부회장직 신설에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회장 신설은 매트릭스 내에서 계열사 관리 기능 강화와 함께 차기 회장 후보군을 내외부에 명확히 공표한다는 의미가 있어서다.
올해 3월 임기를 시작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부회장직을 신설하지 않았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2명의 사장과 7명의 부사장이 있었지만 임 회장이 조직을 개편하면서 이성욱 재무부문 부사장과 장광익 브랜드부문 부사장 2명만 남겼다.
올 연말 임 회장은 부회장 신설 등 대규모 경영진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으나 4년 만에 흡수 합병한 '통합' 우리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인사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2019년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을 인수해 액티브(주식운용)와 대체투자, 듀얼 체제로 운영해왔으나 4년 만에 운용사를 합병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올 3분기까지 누적이익이 2조439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4% 감소하는 등 금융지주 '최하위권'의 실적을 기록해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최근 하나금융이 새롭게 출범시킨 하나자산운용의 수장으로 김태우 전 다올자산운용 부회장을 낙점한 이유도 비은행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CEO를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혁에 나선 가운데 측근으로 임원진을 구성한 금융그룹 CEO의 장기집권, 셀프 연임이 문제로 거론됐다"며 "국회에서 논의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따라 책무구조를 명확히하는 경영진, 사외이사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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