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3위' KB운용, ETF 공수표… 미래·삼성 앞서고 한투·한화 추격
[머니S리포트-ETF 120조 시대, 자산운용 판도 변화 촉각③] 한투·한화 약진에 점유율 '휘청'
염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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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순자산총액이 42조원 넘게 급증하며 12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에 신규 상장한 ETF 수도 역대 최대치로 집계되는 등 ETF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천편일률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이색 테마 ETF'를 출시하거나 ETF 브랜드를 교체하고 새로운 인력을 확보하는 등 ETF 시장에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① 삼성운용, ETF 입지 흔들… 인력 이탈에 "부사장 전문성 부족"
② 농협맨, 전문성 떨어진다…NH아문디 임동순號, ETF 최하위 탈출하나
③ '만년3위' KB운용, ETF 공수표… 미래·삼성 앞서고 한투·한화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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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며 KB자산운용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위권을 지키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화자산운용 등 하위권 운용사가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고 있어서다.
점유율 0.9%p 하락… 2차전지 ETF 성과 부진
지난해 12월 말 기준 KB운용은 ETF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8%로 전년동기 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한투운용과 한화운용 등 후발주자들이 지난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해서다. 2022년 말 기준 3.9%였던 한투운용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4.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화운용 점유율은 1.8%에서 2.4%로 올랐다.KB운용이 ETF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지난해 대세로 자리 잡은 테마형 ETF에서 트렌드에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운용은 지난해 국내 증시를 달궜던 2차전지 ETF 상품을 뒤늦게 출시했다.
2018년 9월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2차전지 테마 ETF와 관련 각각 'KODEX(코덱스) 2차전지산업', 'TIGER(타이거) 2차전지 테마' 상품을 출시했다. KB운용은 지난해 9월 'KBSTAR(케이비스타) 2차전지 TOP(톱)10' 등 2차전지 관련 상품을 내놨으나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최근 두달 간 'TIGER 2차전지 테마'의 평균거래량은 107.70만주, 'KODEX 2차전지산업'의 평균 거래량은 244.09만주인 반면 KBSTAR 2차전지 TOP10의 평균거래량은 68.02만주에 그쳤다. 순자산 규모 역시 'TIGER 2차전지 테마'는 1만2536억원, 'KODEX 2차전지산업'은 1만814억원인 반면 KBSTAR 2차전지 TOP10은 424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하반기 주목받았던 로봇 테마 ETF도 뒤늦게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로봇액티브 ETF는 2022년 11월 출시됐지만 KB운용의 'KBSTAR AI&로봇'은 지난해 10월 출시됐다. 순자산 규모도 KODEX K-로봇액티브 ETF는 1408억원을 달성한 반면 KBSTAR AI&로봇은 277억원에 그쳤다.
투자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9월 KB운용은 'KBSTAR 2차전지 TOP10인버스' ETF를 출시했다. 업계 최초로 출시된 2차전지 인버스 ETF 상품으로 출시 초기 시장의 관심을 끌었지만 지속적인 성과는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 16일 기준 해당 ETF는 일주일 동안 151억, 한 달 동안 159억원의 자금이 빠졌다. 올해도 2차전지주가 유망 투자 종목으로 전망되며 인버스 ETF에 대한 투심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테마 ETF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KB운용이 두각을 보이려면 차별화된 테마 ETF 상품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통찰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새로운 공급사들이 진입하며 경쟁이 확대됐다"며 "올해 역시 ETF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운용사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 사령탑 김영성… 인재 영입, 마케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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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B운용은 ETF 부문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5년 만에 새 사령탑에 앉은 김영성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김 대표는 현재 자산운용시장의 대세인 채권과 글로벌 투자 분야 전문가다.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공무원연금공단 해외투자팀장 등을 거쳤다. 2016년 KB운용에 글로벌운용본부장으로 합류했다. 2020년에는 글로벌운용본부와 OCIO(외부위탁관리운용)본부, 채권운용본부를 통합한 연금&유가증권부문장을 역임했다. 자산운용업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ETF 시장에도 최적화된 대응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ETF 점유율 확대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운용프로세스와 운용역 변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며 "ETF 성장을 위해 본부 간 시너지가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적극적인 인재영입에도 나섰다. KB운용은 김찬영 한투운용 디지털ETF마케팅 본부장을 ETF 사업 총괄로 영입했다. 김 본부장은 한투운용의 ETF 브랜드를 KINDEX(킨덱스)에서 ACE(에이스)로 재탄생시키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주도적으로 펼친 인물이다.
치열해지는 ETF 경쟁에서 KB운용이 '만년 3위'라는 꼬리표를 벗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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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윤경 기자
증권부 염윤경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