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의 주가를 조작해 60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득한 일당이 재판에 서게 됐다. 사진은 황우진 서울남부지검 인권보호관 겸 공보관이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서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 중간수사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영풍제지의 주가를 조작해 60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득한 일당이 재판에 서게 됐다. 사진은 황우진 서울남부지검 인권보호관 겸 공보관이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서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 중간수사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영풍제지의 주가를 14배 상승시켜 수천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의 주범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661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단일 종목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남부지검은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의 주범인 50대 사채업자 이모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씨가 3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제주 서귀포항에서 체포된 지 약 3주 만이다.

이씨와 함께 주가조작에 가담한 2명과 범인도피 사범 2명도 불구속기소 됐다. 이들을 제외한 주가조작 일당과 이씨 도주를 도운 조력자 등 총 11명은 자본시장법 위반, 범인도피 등 혐의로 먼저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시세조종에 가담한 인원에 대해서는 추가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씨와 주가조작 일당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330여개의 증권계좌를 통해 총 22만7448회(1억7965만주 상당)의 시세조종을 해 부당이득 6616억원 상당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영풍제지의 주가는 2022년 10월25일 기준 3483원에서 지난해 10월17일 4만8400원으로 약 14배 급등했다.

이씨 일당은 총 20여명이 3개의 팀을 구성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각 팀은 주식 매수에 필요한 자금과 증권계좌를 모집·관리하는 조직원, 총책의 지시에 따라 주식매매를 담당하는 조직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일당은 대부분 20~30대다. 주가조작 범죄수익으로 과시적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강 뷰 초고가 오피스텔에 거주하며 수억원대 슈퍼카를 몰고 고가 명품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년여간 ▲가장·통정매매 ▲고가 매수 주문 ▲물량소진 주문 ▲시가 관여 주문 ▲종가 관여 주문 등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했다. 가장매매는 동일인이, 통정매매는 2인 이상이 동시에 주식을 매수·매도해 거래량이 많이 보이게 한다. 고가 매수 주문은 높은 가격에 매수주문을 반복해서 시세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주문이다. 물량소진 주문은 매도 1호(매도인이 가장 싸게 팔려는 가격)에 나온 물량이 남으면 반복적으로 매수주문하는 것이다. 시·종가 관여 매수주문은 시·종가 호가 접수 시간에 각각의 호가와 주문 수량은 공개되지 않고 예상 체결가격과 예상 체결 수량만 공개되는 점을 이용한다. 예상 체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 주문함으로써 예상 체결 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이 수법들을 이용해 일반투자자들이 보기에 영풍제지의 주식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주가가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검찰은 추징 보전을 완료했다. 불법 재산이 빼돌려질 것에 대비해 시세조종에 이용된 증권계좌, 범죄수익이 입출금된 은행 계좌, 부동산, 차량 등에 대한 재산 처분을 막은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팀은 수사 착수 직후 도주하여 종적을 감춘 주가조작의 일당 수 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며 "사법공조 등을 통해 국내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주가조작에 관여한 추가 공범은 물론 조직원들의 도피를 도운 사법 방해 사범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풍제지 오너일가 공모 의혹에 대해서는 "주가조작 가담자나 공범 등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며 "기소한 피의자를 제외한 다른 관계자들의 가담 여부에 대해서는 제대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