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수납하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2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수납하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천선휴 강승지 기자 =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 사흘째인 22일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8024명은 근무지를 이탈해 무단 결근 중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의료현장에서는 수술이 지연되거나, 진료가 취소되는 사례가 벌어지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21일) 오후10시 기준 전공의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4.4% 수준인 9275명이며, 지난 20일보다 459명이 늘어난 수치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64.4%인 8024명으로, 지난 20일보다 211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휴학에 참여하는 의대생들도 크게 늘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22개 의대에서 3025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시작한 첫날인 19일부터 사흘간 누적된 휴학 신청자 수는 34개 의대 총 1만1778명으로, 전체의 62.6%가 휴학을 신청했다. 다만 신청자들의 휴학 요건 충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휴학계를 제출하지 않은 의대생도 실습에 빠지거나 강의를 듣지 않는 등 단체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개혁과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 등을 설명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개혁과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 등을 설명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6038명 업무개시명령…"불법 집단행동 주동자·배후세력, 구속수사 원칙"


복지부는 현장점검 중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038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5230명을 제외한 808명의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업무개시명령을 받고도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는 총 5596명으로 확인됐다.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세력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정상진료나 진료복귀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처벌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전공의 복귀를 호소하면서 한편으로는 구속수사를 언급한 것이 (전공의들과의) 소통을 더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는 부분이 있다"며 "(집단행동이라는) 불법의 상태를 벗어나 복귀를 하면, 불법이 해소가 되기 때문에 구속수사나 이런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의 여지는 열려있다. 정부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성명서를 통해 제안한 열악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대책 제시 등의 요구 조건에 대해서는 수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대통령실은 홈페이지에 '의료계 소통부족? 증원 규모 과다? 의료개혁에 대한 오해와 진실 Q&A'를 올리고, 의사 증원, 의대 증원시 의대 교육의 질, 의료비 부담 증가, 필수의료 등에 대해서 반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온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의사들이 하루빨리 환자를 위해,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복귀하는 결정을 내려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주수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주수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의협 "전공의·의대생 자유의지로 미래 포기한 것…불법행위 아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2000명 증원 방침이 비과학적, 자의적으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또 의대생들의 동맹휴학과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 취지를 이해해달라며 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브리핑에서 2000명 증원 근거를 설명한 데 대해 "이미 연구자들이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밝혔지만 해당 연구들은 절대로 당장 의대정원 2000명을 증원하라고 밝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집단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실망하여 자유 의지로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것이 어떻게 집단행동이 되고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전공의는 근로자이자 피교육자 신분으로 의료기관 내에서 필수유지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며 "그런 인력들이 빠져나갔다고 해서 병원 기능이 마비된다면, 이것이야 말로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잘못됐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환자들 노심초사…의사 집단행동 피해사례 57건

빅5 대학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자, 수술이 취소되고 입원이 연기되는 등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정부는 지난 21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 에 신규로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57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수술 지연이 44건, 진료거절이 6건, 진료예약 취소가 5건, 입원 지연은 2건으로 나타났다.

항암치료, 수술 등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머물러야 하는 환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암환자 가족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자녀의 암 투병으로 제주에서 서울대병원을 찾은 30대 여성 A씨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연기될 수 있다고 다른 소아암 환자 엄마들로부터 들었다"며 "지방에서 올라온 소아암 환자들은 쉼터 기관에서 지내면서 진료를 받고 있는데, 사태가 장기화해 전공의가 필요할 때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