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주가가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최 회장(왼쪽). /사진=SK그룹 제공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최 회장(왼쪽). /사진=SK그룹 제공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혜안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SK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추진하던 2011년은 반도체 불황이 극심했을 때다.


2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오전 16만6900원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엔비디아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한 덕분에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다. HBM은 겹겹이 쌓은 D램 칩을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한 제품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시대의 필수 반도체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의 결단을 바탕으로 SK그룹에 편입됐다. 반도체 불황이 심화하던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선언했다. 당시 D램 가격이 1달러 안팎까지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했으나 최 회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도체 사업은 한다"며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그룹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에너지·화학·통신 외에 다른 분야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의도였다.

그룹 내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과 반도체 사업의 시너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도 반대 이유로 꼽혔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011년 3분기에만 290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인수를 주도했던 SK텔레콤의 주가가 2011년 초 17만원대에서 1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가 독이 될 것이란 관측이 SK텔레콤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최 회장은 그룹 내외부 반대 여론에도 반도체 성장을 예견하고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밀어붙였다. 2011년 말 하이닉스반도체 인수가 확정되고 2012년 3월 SK하이닉스가 공식 출범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첫해에만 3조9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사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 회장은 "인수·합병(M&A)이나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더 큰 수확을 기대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기술개발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해 SK그룹 핵심 회사로 발돋움했다. SK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집단 자산 순위 2위 자리에 오르는 데에 핵심 역할을 했다. SK그룹은 2021년 3분기 공정자산 약 271조원을 기록, 현대자동차를 밀어내고 대기업집단 자산 순위 2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공정자산이 전년보다 17.7% 늘어난 게 주효했다. 당시 공정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개별기업이 SK하이닉스였다.

최근에는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다. 3세대(HBM2E), 4세대(HBM3) 최초 개발 타이틀도 SK하이닉스가 갖고 있다. 올해에는 5세대 제품(HBM3E)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메모리반도체 불황 조기 극복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