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뉴스1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뉴스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이 의료계 집단행동과 관련해 2000명으로 결정한 의대 증원 규모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나타냈다.


의료계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를 원점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며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도 반대하고 있어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 있지만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000명도 정말 양보하고 양보해서 최소한으로 한 것"이라며 "이것을 협상하지 않는 한 우리는 (대화에) 못 나온다고 하는 것은 아예 대화를 안 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확대와 필수·지역의료 체계 유지에 필요한 의사 수를 고려할 때 3000명 이상은 증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다만 의료계 반발과 현실적인 의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2000명으로 결정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이 장기화할 경우 의대 증원 규모를 일부 양보하는 식으로 사태를 매듭지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계 지원 대책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조율이 가능할지 몰라도 2000명을 건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단호한 정부 태도와 마찬가지로 의료계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결의문을 채택하고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강행할 경우 "전체 의료계가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전국 16개 시·도 의사들이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해 마무리 집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2.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전국 16개 시·도 의사들이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해 마무리 집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2.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의협 비대위와 전국 의사 대표자들은 의협회관에서 회의를 개최한 후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가두행진을 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의대 교수 사이에서 양측을 중재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지만 강대강 대치 국면을 풀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지만, 대통령실은 하루 뒤인 전날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바로잡겠다며 협의회 주장을 반박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의대교수협도 의대 정원 확대 결정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정부로서는 중재자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거점국립대학교교수연합회 역시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 원칙을 완화해 현실적인 증원 정책을 마련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대통령실은 불법적인 집단행동에는 엄정 대응하며 사태가 더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수경 대변인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의사가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 사직서를 내거나 의대생이 집단 휴학계를 내는 등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의료인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