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하나은행 창구 모습./사진=뉴스1
서울 시내의 하나은행 창구 모습./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가계빚 증가세를 잡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지난 26일 도입한 가운데 오늘(27일) 은행 창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스트레스 DSR을 도입한다고 밝혀 집을 사는데 자금 여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자들은 지난주까지 대출 신청·접수를 해 혼란이 적었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7일 머니S가 은행권 취재를 종합하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요 영업점 창구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A은행 관계자는 "현재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 상품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혼합형을 택한 차주가 대부분인데다 혼합형 상품이 변동형보다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다보니 대출 한도 감소액이 미미해 영업점에서 스트레스 DSR 제도 적용으로 인한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부족하고 스트레스 DSR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일부 차주들은 잔금을 치르는 입주시기를 앞당겨 주담대 접수를 했다"며 "올 하반기 주담대 실행 계획을 갖고 있는 차주들은 하반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를 기대해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더라도 대출 한도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도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이 발표한 내용이기도 하고 기존에 상담했던 대출들은 지난주 전산으로 접수를 모두 해놓은 상태"라며 "다만 어제 새로 주담대 상담을 하는 차주의 경우 대출을 포기할 정도로 한도가 줄어드는 게 아닌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 수준이어서 영업점에서 예상보다 큰 혼란이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6일부터 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을 때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고 있다.


스트레스 DSR이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승할 가능성 등을 감안해 DSR 산정시 일정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존 DSR 규제에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금리로 적용한다는 얘기다. DSR은 연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현재 은행은 40%, 비은행은 50%가 적용되고 있다.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은행에 내야 할 대출의 원리금이 연 2000만원을 넘어선 안 된다.

오는 6월30일까지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는 0.38%다.

대출자의 소득은 그대로인데 가산금리가 더 붙어 연 이자가 늘어나면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규제 비율 이내로 DSR을 맞추기 위해 대출 원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우선 주담대를 시작으로 올 6월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에, 연내엔 모든 대출에 스트레스 DSR 제도를 확대 시행한다.

다만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에서 변동형 주담대를 받았전 차주가 KB국민은행 혼합형 주담대로 갈아탄다고 가정하면 대출 한도를 증액하는 않는 경우에 한해 올해 말까지 유예기간을 둬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지 않는다.

KB국민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주담대를 갈아탈 경우 대출이 신규 취급되는 특성상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돼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즉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대환을 하려다가 주담대 한도가 낮아져 일부 금액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대출 한도는 하반기, 내년 갈수록 더 줄어든다. 단계별로 적용 비율이 확대돼서다. 올 상반기는 스트레스 금리의 25%, 하반기는 50%, 내년에는 100%를 적용한다.

주담대 상품에 따라 스트레스 금리 적용비율도 달라진다. 변동형은 스트레스 금리를 100% 적용하지만 혼합형에는 스트레스 금리의 최대 60%만 적용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담대 금리를 제공해 대환 수요를 빨아들였지만 스트레스 DSR로 인해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는 차주는 한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타행 대환을 꺼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