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
최근 동업자 집안인 고려아연과 갈등을 빚고 있는 ㈜영풍이 석포제련소의 잇단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내놨다.
석포제련소는 '산재 사망사고 근절 특별관리 방안'을 마련해 안전관리 시스템과 예산, 조직을 대대적으로 보강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즉각적인 설비 및 작업 방식 개선에 나선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먼저 석포제련소는 재해발생 공정에 대한 설비 및 공정관리 개선, 안전관리 조직 및 인력증강, 안전관리 예산 집행 관련 추가 투자 및 예산반영에 나서는 등 실천적 과제들을 수행하기로 했다.
239명의 안전관리팀으로 이뤄진 '생명지킴이' 조직도 발족했다. 안전관리팀 내에 전담 인력 8명을 신규 충원하고 각 부서에서 118명, 협력업체 및 공사업체에서 112명을 생명지킴이로 지정해 현장 중심 안전보건관리 업무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차례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한 경영책임자 또는 오너의 책임 인정과 반성, 공개 사과는 쏙 빠져있어서다. 안전관리 강화의 핵심인 구체적인 예산 편성이나 투자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 이마저도 대구고용노동청 등 관할 당국의 지도에 따라 제시된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영풍 측은 그동안 발생한 사건과 관련한 수습 과정과 조치를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내부적으로는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사망자의 유족을 위로하고 이들에 대한 보상안 마련 등에 우선적으로 힘을 쏟았다는 설명이다.
안전 관련 예산도 구체적으로 외부에 공개하진 않았지만 예년보다 두배에 가까운 규모를 책정해 관할 노동당국에 보고하고 노동당국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동안 주요 기업들의 중대재해 사고 수급과정과 비교하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삼표, SPC, HDC현대, HD현대 등 주요 기업들은 각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후 즉각 대표이사 명의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한편 대책과 수습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일부 기업들은 오너가 카메라 앞에서 직접 고개를 수습을 지휘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를 직접 교체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국민적 지탄과 불매운동 등이 벌어졌으나 이들 기업은 기꺼이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했다. 신뢰 회복이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영풍은 안전 관리 부족에 대한 인정과 반성, 책임자에 대한 처벌, 대표이사 혹은 대주주의 사과를 찾아보기 힘들다. 반복되는 사망사고로 인해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 국회에서까지 10년 가까이 안전관리 강화와 환경파괴 중단을 요구하며 대주주 일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해왔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셈이다. 더욱이 최근 주총에서는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석포제련소장(배상윤 영풍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까지 했다.
구체적인 안전 예산 및 집행 계획 공개도 없으며 8명의 안전관리팀 전담인력을 충원하고 기존 근로자 239명을 '생명지킴이'로 지정한 게 전부다. 사망사고 근절 특별관리가 단순히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영풍이 모습은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영풍의 안전대책이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진정성에 한점의 의구심도 생기지 않도록 최근 마련한 대책의 세부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행 과정을 선제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그것이 자사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은 근로자와 유족들에 대한 예의이자 신뢰회복의 첫 걸음이다.
관할기관 역시 영풍 석포제련소의 연이은 사망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1997년부터 현재까지 석포제련소에서 일어난 사고는 모두 10건 안팎으로 근로자가 13명이나 숨졌지만 규제당국은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구고용노동청과 수사당국, 대구지방환경 등 관련 기관들은 방관자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석포제련소 관련 각종 사망·환경오염 사고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내려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