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과 관련 대국민담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과 관련 대국민담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원칙을 유지한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 핵심 쟁점인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한 논의의 여지를 두면서 의료계로 공을 넘겼다.


윤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총 51분간 1만 4292자의 긴 담화를 발표한 윤 대통령은 중간에 물을 3번 마시기도 했다. 담화 발표 현장에는 이관섭 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만 배석했고, 기자들의 출입은 제한됐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불편을 겪는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히며 담화를 시작했다. 의정 갈등 사태 발생 이후 윤 대통령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 핵심 쟁점인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고, 국민을 비롯한 정부와 의료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이라고 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전날 KBS 뉴스7에 출연해 "2000명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인 수치라는 입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적 협의체에 대해 성 실장은 국민, 의료계, 전문가, 환자, 소비자, 단체, 정부 등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2000명 규모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윤 대통령이 한 걸음 물러선 것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의료계와 유연하게 대화해야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것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유연한 입장을 보인 만큼 의료계도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국민 담화를 통해 깊어지던 의정 갈등이 단번에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정부는 의료계도 유연한 모습을 갖고 해결책을 위해 나온다면 의료개혁 문제 해결에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오늘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담화문에서도 보면 그 숫자에 대한 후퇴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숫자를 정해놓은 상태에서 여러 단체가 모여 협의 내지는 여러 논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2000명 증원에 대한 대학별 배정을 마친 상황이기에, 수험생 혼란 등을 고려해 이를 수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부는 의료계에서 합리적인 대안이 나온다면 이 부분 역시 논의해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