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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최근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공인중개사의 설명의무를 강화한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 내용들을 살펴보면 공인중개사는 안전한 임대차계약의 중개를 위해 임대인의 미납 세금과 확정일자 부여 현황, 전입세대 확인과 같은 선순위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명시해 임차인에게 교부해야 한다.
그동안 중개 현장에서는 등기부등본 등에 공시되지 않는 권리사항을 임차인에게 설명했다는 사실을 증빙하기 위해 다른 항목에 부기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나 선순위 세입자의 임차보증금 등을 문의했을 때 답변을 거부 당해도 대응 수단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은 일면 긍정적 효과가 있다. 앞으로는 "임차인에게 이러한 내용을 설명하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라고 말할 있게 됐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개정안에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서 아쉬움이 남는다. 많은 언론에서 다뤘듯이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 항목들이 정작 공인중개사 의지로만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세입자의 입장에서 보면 계약하는 전셋집이 다가구주택인 경우 선순위 세입자가 몇 가구 있고 임차보증금이 얼마인지, 집주인이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하지 않았는지, 은행에 저당 잡힌 것은 없는지 당연히 알아야 한다. 집 시세는 인터넷만 검색해도 쉽게 알 수 있는데 저당권 설정, 대출 규모 등은 등기부등본을 열람해야 한다.
정작 공인중개사에게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나 규모, 선순위 세입자 수와 보증금 총액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열람 권한은 없다. 임대인과 임차인 등 계약 이해관계자들만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사정을 알고는 있지만 책임과 의무를 공인중개사에게만 떠넘기려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톱과 망치, 목재와 같은 도구를 주지 않고 "절대 무너지지 않을 안전한 집을 지어라. 무너지면 너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형국이다.
만약 계약 체결 당시에 임대인이 작정하고 속인다면 공인중개사와 임차인은 이를 알 방법이 없다. 임대차계약의 안전성을 제고하려는 이번 개정안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정부는 공인중개사에게만 법과 행정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임대인에 대한 '정보제시 의무'도 함께 고려됐어야 한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이 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2500여년 전 공자의 말까지는 아니라도 소를 잃었으면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치는 상식이 통하는 정책이 아쉬운 시점이다. 동네북도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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