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두 영풍 사장(왼쪽)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성두 영풍 사장(왼쪽)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 잇단 인상으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관계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상 폭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영풍의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에서 추가로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MBK와 영풍은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은 각 회사의 오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고 이미 기존 주주분들에게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한 가격"이라며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는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 같이 결정한 것은 MBK와 영풍 사이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공개매수 가격이 오를 수록 MBK는 유리하고 영풍은 불리해 진다는 분석이다.

앞서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를 시작한 뒤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렸다. 고려아연이 이에 맞서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자 다시 83만원으로 가격을 상향했다. 영풍정밀의 경우 2만→2만5000원→3만원으로 수정했다.


공개매수가격이 세 차례에 걸쳐 약 25.8% 오르면서 영풍의 부담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영풍은 기존 고려아연 지분과 공개매수로 사들인 지분의 50%+1주를 MBK에 매각하는 조건의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공개매수가격이 올라갈수록 MBK가 장씨 일가 지분을 사들이는 가격이 내려가 영풍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영풍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공개매수가가 가파르게 올라 자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MBK와 손잡은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들이 체결한 콜옵션이 영풍에 불리하게 설정돼 있을 경우 영풍이 MBK에 고려아연 주식을 헐값에 넘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