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전경. / 사진=이한듬 기자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전경. / 사진=이한듬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를 시도하며 과거 투자 실패 사례가 주목된다. MBK가 인수한 기술 중심 기업이 7년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경영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엔지니어링은 MBK 인수 당시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기업이었다. 2000년 이후 연평균 4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고, 158억원이던 매출은 2008년 2600억원까지 늘었다. 초고층 건물과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영화엔지니어링은 MBK 인수 후 회사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MBK가 기술력 강화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 대신 투자금 배당 및 회수를 위해 단기 실적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영화엔지니어링은 MBK 인수 5년째인 2013년 적자를 기록했고 2014년 3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자율협약 체결 이후 회사는 임직원의 70%가량을 감원했다.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짐에 따라 수주 활동도 어려워졌다. 원금 상환은 연장됐지만, 7%에 달하는 이자는 유예되지 않았고 금융비용 또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2015년 매출은 838억원으로 급감했고 당기순손실 348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3월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2017년 회사를 496억원에 매각했다.


영화엔지니어링 사례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화엔지니어링 사례가 고려아연 인수 시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기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MBK는 영화엔지니어링의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지위에도 기술 경쟁력 강화보다는 외형 확대에 치중했다. 단기 수익 추구로 기술투자에 소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엔지니어링 운영 과정에서 보여준 과도한 해외사업 확장과 리스크 관리 부재는 장기적 기술개발보다 단기 성과에 치중한 결과였다. 이런 경영 방식은 50년 이상의 기술 축적과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요한 고려아연 같은 첨단 소재기업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비철금속 시장의 선도기업이자,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을 보유한 첨단 기술기업이다. 25년간 9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연구개발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기업 경영 실패 사례를 보유한 MBK가 고려아연 같은 세계적 기술기업을 인수한다면 영화엔지니어링의 실패가 더 큰 규모로 재현될 수 있다"며 "이는 비철금속 세계 1위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국내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