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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사회적 대화마저 중단됐다. 노동계가 "내란범죄를 자행한 윤석열 대통령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퇴진 시까지 투쟁을 이어나가기로 하면서다.
강경파인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단체로 평가받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마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_ 회의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등을 돌리면서 정부가 추진하던 노동개혁이 추동력을 잃게 됐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경사노위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오늘부로 윤석열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윤 정부를 사회적 대화 상대로도 인정할 수 없다"며 "국가를 위기와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윤석열을 대통령의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함께 각종 노동현안을 논의하게 위해 1998년 출범한 협의체로 현재 국내 유일한 사회적 대화 기구이다. 민주노총은 1999년 탈퇴했지만 이후로도 한국노총은 대화에 참여하며 다양한 노동현안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한국노총마저 대화를 중단할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노동정책 논의는 중단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는 근로시간 유연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장마다 근로 형태와 환경이 다른만큼 특정 직종에 주52시간제를 예외하거나 연장근로를 유연화해 생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지난해 1주 최대 69시간 노동이 가능한 개편안을 내놨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철회한 바 있다. 이후 경사노위에서 근로시간 유연화 문제가 다뤄지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일·생활 균형위원회는 노사정 협의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합의안을 도출하고 정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노동계의 회의 불참 선언으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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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다. 현재 법적으로 보장받는 정년은 60세까지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63세다. 2033년에는 수령 연령이 65세로 늦춰진다. 퇴직 이후 연금 수령시점까지 소득공백이 발생하는 만큼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한국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정년 연장은 필수적이라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정년을 65세로 일괄 연장하자는 주장을, 경영계는 먼저 연공·서열 위주의 호봉제를 직무·성과 위주의 성과급제로 바꾼뒤 60세 이후 퇴직 후 재고용을 하자는 주장을 내세워 논의를 진행 중이다. 경사노위는 이 같은 논의를 통해 내년 1분기까지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목표였지만 이 역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포고문에서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하고 위반자에 대해선 처단한다'고 명시한 게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며 "사태가 완전 수습되기 전까지 정부의 노동시장 개편 동력이 힘을 잃게됐다"고 분석했다.
다급해진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 지속을 호소하고 있다. 경사노위는 전날 낸 입장문에서 "우리 경제와 노동시장의 엄중성을 인식할 때, 사회적 대화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고령자 계속 고용 등 중요한 현안 해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사회적 합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큰 만큼, 노사정은 사회적 대화에 적극 임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했지만 완전한 중단이나 탈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동명 위원장은 "지금까지 한국노총이 참여와 탈퇴를 반복했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에서 중단을 선언하고 싶지는 않다. 경사노위에서 법정정년을 연장하자고 하면 못 받을 이유는 아니다"라고 대화 재개 가능성은 열어놨다.
하지만 '윤 대통령 퇴진'이라는 조건이 붙은만큼 이른 시일 내에 대화 복귀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화에 복귀하더라도 원래부터 주요 노동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컸고,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노동계의 반발 수위가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노사정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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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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