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숙 경북도의원이 지난달 28일 제360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샤인머스켓 농가 지원을 위한 경북도 차원의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도의회



김천시의 대표 과일로 자리 잡은 샤인머스켓 포도 가격이 설 명절을 앞두고 급락하면서 지역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가격 하락은 단기적인 시세 조정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한계가 표면화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기준 안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샤인머스켓 2kg 한 박스 경매가격은 최고 4000원, 최저 3500원으로 평균 3732원에 그쳤다. 이는 1kg당 2000원 수준이다. 특히 하루 전인 30일 경매에서 최고가가 5900원에 형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단 하루 만에 최고가 기준 1900원이 급락했다.


같은 날 거래된 한라봉 3kg 한 박스 평균 가격이 1만4000원 선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kg당 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샤인머스켓은 한라봉의 약 40% 수준에 불과해 명절 과일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소비자 선호도 모두 약화된 모습이다.

가격 하락 추세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샤인머스켓 2kg 기준 도매가는 2024년 1월 1만8500원, 2025년 1월 1만15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4000원대까지 내려왔다. 최근 2년 사이 가격이 80%나 급락한 셈이다.


기격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재배 과잉이다. 한때 고소득 작물로 주목받으며 재배가 급증한 결과 현재 경북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의 약 60%가 샤인머스켓이다. 공급은 빠르게 늘었지만 소비 기반 확대와 시장 다변화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여기에 품질 편차 문제가 겹치며 소비자 신뢰도도 급격히 하락했다. 조기 출하 경쟁과 과다 생산으로 당도와 알 크기, 식감의 편차가 커졌고 유통 현장에서는 '이름만 샤인머스켓'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품질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면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남영숙 경북도의원은 지난달 28일 제360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조기 출하와 품질 저하, 재배 과잉이 겹치면서 시장 붕괴 위험에 직면했다"며 경북도 차원의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는 단순한 지원금 확대가 아닌 재배 구조 전반을 재편해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가공 산업 육성 등 중장기 전략은 사실상 부재했다고 지적한다. 샤인머스켓 재배 면적의 단계적 축소와 함께 고품질 생산 농가 중심의 차등 지원, 출하 시기 분산, 엄격한 품질 기준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와인·주스·건과·디저트 원료 등 2차 산업으로 확장해 신선 과일 의존도를 낮추고 가공·브랜드·체험·관광·콘텐츠를 결합 '4차 산업형 농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역 농가들 역시 "지금과 같은 구조가 유지된다면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재배를 줄이더라도 지속 가능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가격 폭락은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