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홍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이 AI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사진은 발표에 나선 조수홍 NH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이동영 기자


증권 전문가들이 코스피 5000을 견인한 AI 반도체의 성장성이 여전히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반도체 쏠림' 현상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3일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코스피 5000 돌파 기념 세미나에 주제발표자로 나선 조수홍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AI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5000 안착을 위해서는 기업의 성장과 자본시장의 체질 변화, 미국 자본 시장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주식은 2025년 4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두 배 가까이 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며 "이는 향후 신뢰도를 개선한다면 추가 상승 여력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조수홍 센터장은 우선 코스피 5000 안착을 주도할 AI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적으로 봐도 2028년까지는 AI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 본다"면서 "코스피 전체의 랠리를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2026년 이후까지도 여전히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도 중요하다고 했다. 조 센터장은 "2025년 상법 개정안을 통해서 이사의 충실 의무가 회사에서 주주 전반으로 확대한 것은 굉장히 큰 상징적인 변화였다"며 "연말의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이어 2026년의 자사주 소각 제도화나 세법 개정 등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지속 추진이 기대된다"고 했다.


미국 시장은 여전한 주목 포인트로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과 연준의 독립성 이슈,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조수홍 센터장은 "관세나 기준금리, 지정학 문제 등이 상호작용하며 미국의 자산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를 대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면서도 "시스템적인 리스크까지 확대되진 않겠지만 구간별로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코스피 급등, 체감 경제와 거리감… 증시가 수출 기업의 부 나누며 선순환해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코스피 5000 속 실물경기와의 괴리를 지적했다. 사진은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이동영 기자


이어 발표에 나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5000 돌파에도 실물경기가 부진하다며, 주식 시장이 부의 분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여전히 버블이라 볼 근거는 별로 없다"면서 "PER은 10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PBR 역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한국 시장은 디스카운트가 지속되고 있고 성장 여력이 크지만 반대로 GDP 성장률은 1%대를 밑돈다"면서 "2026년 2%대 성장을 하게 되면 역대 7번째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 지적했다.

이는 반도체 등 수출 대기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낙수 효과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 김학균 센터장은 "이들 수출 대기업의 고용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14%에 불과해 파급력이 크지 않다"면서 "기업의 투자 역시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국내 경기에 기여하는 바가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내수 업종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와 거리가 멀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전체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 30일을 기준으로 놓을 때 음식료·담배 지수는 사상 최고치의 74%에 불과했으며 유통 지수는 65%, 운송·창고 지수는 47%, 건설 지수는 19%에 불과했다. 1월30일의 건설 지수는 사상 최고치의 19%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의미다.

다만 주가의 상승이 경제로의 선순환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에는 한국 주식투자 인구는 616만명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1423만명까지 늘었고 2024년 말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516만명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절대적인 수혜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주식 시장이 수출 기업의 부를 공유하고 부동산 몰입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 김 센터장은 "우량 기업의 주주가 된다면 주가 상승과 배당 등으로 실적을 나눌 수 있다"면서 "또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동산으로의 부의 쏠림을 완화하고 생산적 금융으로 가는 머니 무브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부를 증대시킬 수 있는 주식시장은 항상 오르기만 할 수는 없다"면서 "시장에 있는 참여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즉 배당을 늘리는 등의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다시금 주식 시장을 상승시키는 선순환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