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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10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의정갈등 이전보다 490명 증원하고 2028학년도부터 2년간은 613명, 2030학년도부터 2년간은 813명을 각각 늘리기로 했다. 연평균 668명 수준으로, 교육 현장의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한 단계적 증원 방안이다. 의정갈등 이전 정원(2024학년도 기준 3058명)을 초과하는 인력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대에서 전원 지역의사 전형으로 뽑는다.
이번 결정은 지난 정권의 '한해 2000명 증원' 방침으로 초래된 의정 갈등 이후 처음 제시된 중장기 로드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장기간 이어진 의료현장의 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긴장이 고조될까 우려된다. 정부도 의료계도 심도 있는 추가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
의대 정원이 확정됐다고 해서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 의사 수급문제가 얼마나 해소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의사 인력 수급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 구조, 경제수준, 지역 내에서 모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인력의 지역적 완결성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현장 업무강도와 보상, 법적 책임 등 다양한 요인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개선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의료기관 종별, 규모별, 지역별 의사 인력 쏠림과 양극화 문제로 수급 불균형을 겪어왔다. 특히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필수·응급의료 인력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의사는 양성기간이 10년 이상 걸리고 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려면 체계적 계획과 수급관리 등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 만큼 의사 인력 수급 결정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소통, 의사결정에 대한 각 직능의 책임 공유, 투명한 의사결정과정 등 다양한 요소가 필수적이다.
우리 사회는 이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극심한 분열과 대립상을 보여 왔다. 지표에 매몰돼 단순한 숫자 늘리기로 의료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려는 시도가 빚은 혼란과 비극이다. 이젠 시야를 더 넓혀야 한다.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의료 시스템을 사회 변화추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 인구 동태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혁신 등의 요소를 의료와 의학교육 현장에 기민하게 반영해야 한다. 보건의료 비용과 지불제도, 의료자원 공급체계, 의사의 경제적 수입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요소도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의대정원 결정은 하나의 변곡점이자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의료상황 변화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합리적이고 투명한 개선이 이어져야 지속 가능한 국민 의료복지가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집단 이기주의도 배제돼야 소모적 갈등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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