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냐, 주주환원이냐… 배당 갈림길서 엇갈린 K바이오
삼성·셀트리온, 배당에 온도 차이… 검토 유예 vs 역대 최대
바이오텍도 비슷… 알테오젠 '첫 배당' 에이비엘 'R&D 집중'
홍기용 교수 "기업마다 전략 달라… 유연성이 중요"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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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수익 궤도에 오른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배당 정책이 엇갈리고 있다. 사용 가능한 재원을 투자에 사용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과 수익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으로 나뉜다.
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배당 시행 여부 검토 시점을 기존 2025년 이후에서 2029년으로 미뤘다. 배당보다 대규모 투자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배당을 시행한 적이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를 완공해 생산능력을 현재 78만5000리터에서 132만5000리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인천 연수구 송도 11공구 첨단산업클러스터 산업시설용지 매매계약을 통해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를 확보하는 등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올 1분기 마무리될 미국 공장 인수를 비롯해 전략적 기술 및 생산시설 M&A(인수·합병) 등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검토 중인 투자 분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주주 대상 공지를 통해 "투자 우선의 자본 배분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향후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3년 후 회사의 사업 환경, 투자 진행 상황, 현금 창출력, 재무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 정책을 재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셀트리온은 배당 규모를 늘리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할 방침이라는 게 셀트리온 관계자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 결의 후 한 달 이내에 보통주 1주당 750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총배당 규모는 약 164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셀트리온은 배당과 함께 자사주 소각도 늘려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다음 달 주총 안건으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및 소각의 건을 포함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목적 보유분을 제외한 자사주 보유량의 65%에 해당하는 약 611만주를 소각하기 위해서다. 금액으로 따졌을 땐 약 1조4633억원 규모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자기주식 취득분을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힌 후 현재까지 자사주 약 196만주를 소각했다.
알테오젠, 최대 실적에 배당 단행… 에이비엘은 R&D에 우선순위
비교적 회사 규모가 작고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바이오텍들의 배당 전략도 엇갈린다. IV(정맥주사) 제형을 SC(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하이브로자임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올해 현금배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 정기 주총 결의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보통주·우선주 주당 371원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배당금 총액은 약 200억원이다. 알테오젠은 2024년 흑자 전환 이후 기술 수출을 확대하며 지난해 창립 이후 최대 실적(매출 2021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을 거뒀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첫 배당 결정은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이라며 "회사 성장에 따른 성과를 주주와 공유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반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GSK와 일라이 릴리를 상대로 총 8조원 규모의 BBB(뇌혈관장벽) 셔틀 플랫폼 기술이전에 성공한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배당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이중항체 ADC(항체-약물 접합체) 등 R&D(연구·개발) 투자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자회사 네옥 바이오를 통해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개발물질) ALB206·ABL209 미국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ABL206과 ABL209는 차세대 ADC 분야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후보물질로 평가받는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배당은 단기적인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주주들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며 "배당도 좋지만 중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재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마다 성격과 경영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이 재원 활용 유연성을 갖추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며 "배당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쟁 심화 속 기업의 지속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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