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월6일(현지시각)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의 '5월 조기 대선' 압박에 맞서 휴전과 안보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1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전날(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에게 두 달간의 휴전과 안보 인프라를 달라. 그러면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분쟁 지역 일부를 자유경제구역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타협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돈바스 등 해당 지역에 20만 명이 살고 있다며 그냥 도망칠 수는 없지만 자유경제구역에 대해 논의할 준비는 돼 있다고 했다. 이를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타협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봄까지 평화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미국의 구상과 우크라이나의 입장 차를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년째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어떤 협정보다 미국과 유럽의 안보 보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안보 보장은 포괄적 평화 협정 타결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점령하지 않은 지역을 포함해 돈바스 전역을 러시아에 양도하는 방안까지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및 유럽과 서명할 준비가 된 강력한 합의가 있다"며 안보 보장에 대한 합의가 전쟁 종식 합의보다 앞서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5월 15일까지 대통령 선거와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 관련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에 FT는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안보 보장 중단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