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서 소외됐던 건설주가 원전 호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2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건설주가 살아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외연을 넓히면서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대형사가 '저평가' 낙인을 떼고 상승 랠리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지수는 지난 1월2일 기준가 824.65에서 이날 종가 1262.29로 437.64포인트(53.0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25.48%와 코스닥 상승률 23.65%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KRX 건설지수 상승률은 50.27%로 반도체(115.60%) 증권(107.56%) 정보기술(106.27%)의 절반에 그쳤으나 올해는 이들 업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원전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에 적합한 전력원으로 평가받으면서 한·미 협력 수혜 기대감이 커진 덕이다.


건설주 중에선 정부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확정과 미국의 원전 확대 수혜주로 부상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재평가받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용량을 현재 약 100기가와트(GW)에서 400GW로 확대한다고 최근 밝혔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신규 원전 인허가 기간을 최대 18개월로 단축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대형 원전 10기 건설을 추진한다.

원전 수출국은 한국·미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정학 리스크와 기술 안보 문제로 미국에서 수주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에 해외 원전 수출 레퍼런스를 보유한 한국이 수주 경쟁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주가 96% 올라… 대우건설, 목표주가 22% 상향

현대건설은 지난해 미국 에너지기업 페르미 아메리카와 프로젝트 마타도르의 대형 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Front-End Engineering Design·FEED) 용역 계약을 체결한 뒤 올 상반기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목표로 부지 배치 계획 개발, 냉각 방식 검토, 예산·공정 산출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더웨스틴 댈러스 다운타운호텔에서 '대형 원전 기술 설명회'를 실시, 텍사스 건설사를 비롯한 미국 원전과 건설업계 약 100개사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2일 6만9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이날 13만5400원으로 두 달 만에 96.23% 올랐다. KB증권은 현대건설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원전기업으로 인식됐다고 평가하며 '유례없이 강한 주식'이라고 강조했다.


장문순 KB증권 연구원은 "한미 원전 협력에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의 조건은 건설 경험뿐 아니라 지정학적 이해관계 등이 부합해야 한다"며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는 12개월 선행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의 2.15배 수준으로 고점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었던 PBR 2.3배에 소폭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한국전력(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이 팀을 꾸린 '팀코리아'에 참여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을 수주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대우건설 목표가를 기존 6500원에서 7900원으로 22% 상향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원전 수출 제안에 따라 신규 수주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대우건설은 한수원의 두코바니 계약 체결로 시공 계약이 남아 해외 원전 수주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주의 상승으로 기업상장(IPO)을 앞둔 SK에코플랜트에 투자자들의 시선도 집중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5월 IPO 추진을 선언했고 2022년 프리IPO를 통해 전환우선주(CPS) 6000억원과 상장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 등 총 1조원을 조달했다.

SK에코플랜트가 재무적투자자(FI)와 약속한 상장 기한은 오는 7월11일이다. 이때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인 SK는 매도청구권 행사에 따라 CPS 투자금 6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일각에선 SK에코플랜트가 상장 대신 투자자들과 자금상환을 협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환경과 에너지, 반도체 등 신사업 부문의 이익 창출능력이 확대되면서 재무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상장 추진뿐 아니라 상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무적투자자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