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뉴시스


서울특별시와 동등한 법적 지위와 자치 권한을 갖는 전남광주특별시가 오는 7월 공식 출범한다. 전남·광주 인구는 약 320만명에 달해 서울·부산에 이어 3번째 규모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4년간 최대 20조원 수준의 파격적 재정 지원을 통해 '지방 주도 성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회는 1일 본회의를 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심사해 총투표수 175표 가운데 찬성 159표, 반대 2표, 기권 14표로 가결했다.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총투표수 173표 중 찬성 165표, 반대 2표, 기권 6표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해 본회의에 불참했다. 천하람·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공론화·숙의 과정이 극도로 부족한 '묻지마 통합'"이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전남광주특별시 특별법은 광주와 전남을 폐지·통합해 정부 직할의 전남광주특별시를 설치하는 법안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와 자치권한을 갖는 초광역 특별자치단위를 조성하는 게 목적이다. AI(인공지능)·반도체·재생에너지 등 미래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이 법안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할 메가시티 조성이 핵심이다. 남부권의 핵심 성장축을 구축하고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재정 자립을 실현해 국가 균형발전을 기여한다는 취지다. 법안의 부대 의견으로는 통합특별시 관할구역 내 자치구의 행정적·재정적 자치권한을 확대·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법안이 공포되면 오는 7월1일 전남광주특별시가 출범한다. 6·3 지방선거에선 전남광주특별시장 선출이 이뤄진다. 1986년 광주직할시로 분리된 이후 전남과 광주의 재통합은 40년 만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16일 행정통합 시 4년간 최대 20조원 수준의 재정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쳐 통과됐지만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행정통합은 법사위 단계에서 무기한 보류 상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민주당이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법) 등의 일방 처리를 반대한다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통화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날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해 법사위 심의·의결이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은 돌연 필리버스터를 중단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틀 전 필리버스터 때문에 법사위를 개최할 수 없다는 궁색한 핑계를 댔다"며 "민주당은 더 이상 궁색한 핑계를 대지 말고 즉각 법사위를 개최해 대구·경북 통합법을 의결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6일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국민의힘을 향해 당내 입장부터 정리하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 유관순열사기념관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자기들끼리 분열하고 내홍 벌이고 있는데 어떻게 처리할 수 있겠냐"며 "국민의힘 스스로 찬성이든 반대든 한 목소리로 당론을 결정하라"고 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의 입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이 함께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원칙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며 "대전·충남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의 입장이 아침저녁으로 바뀌고 대구·경북에서는 8개 시·군의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된 것은 국민의힘이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오직 정략적 이해관계에만 얽매였기 때문"이라며 "남 탓하기 전에 내부 정돈부터 하고 정리된 단일안을 가져오라"고 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선 재외국민에게 국민투표권을 보장하고 국민투표권자 연령을 하향하는 등 위헌 상황을 해소하는 '국민투표법 전부개정법률안'과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상향하고 비수도권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지급액을 늘리는 '아동수당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함께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