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이 '위기의 땅'으로…중동 사업 '빨간불'
[미국·이란 전쟁] 중동 정세 격변에 한국 기업 참여 대형 프로젝트 차질 우려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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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던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번진다. 중동을 기회의 땅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예기치 못한 사태로 인해 성공적인 사업 진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등 6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을 상대로 보복공격을 가하고 있다. 6개국에 소재한 미군 시설 외에도 공항·정유시설·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와 민간 주거·상업시설에까지 대규모 공습 작전을 단행했다.
문제는 앞으로 공습 범위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중급·중상급 수준의 무기들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보유하고 있고 전쟁을 영원히 수행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며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란이 미국에 맞불을 놓기 위해 보복 수위를 높일 경우 중동지역의 정세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더욱이 이란에게 공습을 당한 걸프6개 국가들도 "국가 안보와 안정을 수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중동 전지역이 전쟁 무대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현지에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던 한국 기업들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스마트시티, 원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중동에서 발주된 대형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최악의 경우 좌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총사업비 1300조원을 들여 추진하는 초대형 미래 신도시 건설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는 국내 유수의 건설, IT, 에너지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은 고속·화물 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 공사 등 인프라 건설을 추진 중이며 현대차, 현대로템은 모빌리티와 철도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와 KT 등 IT기업도 스마트시티 운영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사우디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UAE의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역시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기업의 전방위 참여가 공식화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입지를 다지고 있고 퓨리오사AI, 리벨리온, 하이퍼액셀 등 국내 대표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들도 현지 국영 기업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 등은 '팀코리아'를 구성해 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바탕으로 사우디 등 중동 지역 원전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들 하나같이 조단위 규모의 사업으로 한국 기업에게는 새로운 성장을 안겨줄 기회로 여겨졌다. 하지만 중동지역의 정세가 급변하면서 리스크가 부각되는 모양새다.
현재로선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을 비롯한 현지 진출 주요기업들은 주재원들을 대피시키며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전쟁)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어떤식으로 전개될 지 알 수 없다"며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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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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