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이 게임업계의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게임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챗GPT


게임 산업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중동에 진출한 게임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6일 시장조사기업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동 게임 시장 규모는 51억4000만달러(7조5000억원)로 추산된다. 지난해 45억6000만달러(6조7000억원)보다 약 12.7% 확대된 것이며 2031년에는 93억2000만달러(1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투자 확대, 클라우드 우선 인프라 구축, 지원 정책 개편이 자리하고 있다.

중동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중동 게이머의 한국 게임 지출 비용이 월평균 61.2달러(약 9만원)로 글로벌 평균인 43.1달러(약 6만원)보다 40% 이상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바일 부문에서는 중동 평균 지출이 글로벌 평균인 46.9달러(약 7만원)보다 많은 70.2달러(약 10만원)를 기록했다. 중동 게이머의 한국 게임 이용 시간은 주 평균 3.58시간으로 글로벌 게이머의 3.23시간보다 많다.


중동 시장의 매력은 인구 구조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중동 전체 인구의 52.9%가 30세 이하인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국부펀드를 통해 게임 산업에 380억달러(약 55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도 중동을 미래 핵심 전략지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쟁 발발로 현지 사업은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넷마블은 지난해 두바이서 열린 'K-엑스포 UAE'에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를 출품했으며 올해 액션 어드벤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중동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사우디와 UAE에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중동 입지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었다.

인프라 구축과 미래 먹거리 사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두바이에 현지 법인 'NEXUS HUB FZCO'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꾀하던 넥써쓰는 물론 아부다비를 웹3.0 전초기지로 삼은 넥슨의 넥스페이스, UAE 경제부와 협력하던 컴투스의 엑스플라(XPLA) 프로젝트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전역과 사우디·예멘 국경 인근에 여행경보 3단계가 발령된 데 이어 UAE가 이란 미사일 기지에 대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쌓아온 중동 진출 노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전쟁 리스크는 예견하거나 개별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현재 두바이 등 현지 거점을 통해 소통하며 임직원 안전과 사업 안정화가 최우선"이라고 했다. "정치적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중동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출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