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동 리스크에도 반도체·AI 주도주 불기둥 가능성 여전"
[미국·이란 전쟁, 자본시장 전문가 시장 전망]②
염윤경 기자, 김병탁 기자, 이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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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국내 역시 3월 3일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는 이틀간 18% 급락했고,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졌다. 유가는 치솟고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00원을 터치했다. 시장은 지금 어디로 가는가. 본지는 전문가들을 긴급 인터뷰해 그 해답을 짚어봤다.
미국과 이란 충돌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자 시장은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인공지능(AI)주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이 전쟁 여파와 함께 주도주에서 차익 실현이 나타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총 18% 급락했던 지난 3~4일 이틀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조9028억원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는 1조7426억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이틀 동안 20.46% 급락했고 SK하이닉스는 19.98% 떨어졌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코스피가 과열 구간이었던 만큼 미국-이란 전쟁이 트리거가 돼 팔고 싶었던 투자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했다"며 "특히 많이 올랐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1순위 매도 타깃이 됐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도 변동성 확대 배경으로 높은 상승률을 짚었다. 그는 "한국 증시는 올해 글로벌 시장 가운데 상승률이 높았던 만큼 지정학 리스크가 발생하자 변동성이 다른 국가보다 크게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AI 투자 사이클 그대로"… 반도체 중장기 투자 논리 유효
다만 증권가는 반도체 산업의 장기 투자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이 유지되는 가운데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를 지속해서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AI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엔 아직 이르다"며 "현재 한국 증시는 AI 설비투자 CAPEX(설비투자) 수혜에 따른 반도체 기업의 이익 증가와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멀티플 재평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확장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 변동성에 휘둘려 반도체 사이클의 확장성과 AI 산업의 장기 방향성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쟁이 발생했다고 해서 AI 산업 성장이나 글로벌 IT 투자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기존 투자 논리가 변하지 않은 만큼 반도체 중심 투자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이 오히려 AI 기술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쟁 과정에서 AI 기반 정보 분석과 군사 기술 활용이 확대되며 AI 인프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염승환 이사는 "미국에서 이란 전쟁 때문에 AI 지출을 줄였다는 이야기는 없다"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전쟁 때문에 AI 투자를 줄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반도체 외 주도주도 주목… 전력기기·자동차·2차전지
반도체 외 다른 주도주에 대한 기대도 이어진다. 증권가는 반등 국면에서 반도체와 함께 낙폭과대 업종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김병연 이사는 "낙폭 만회 구간에서는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전력기기, 자동차, 2차전지 등 주요 산업들이 함께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정 부분 낙폭을 회복한 이후에는 거버넌스 관련주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 금융지주 등으로 관심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악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반등이 나타난다면 반도체와 함께 정책 수혜 기대가 있는 저PBR 관련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나은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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