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그룹 내 입지가 주목된다. 사진은 2024년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사업 브리핑을 듣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과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왼쪽). /사진=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룹 내 최고 수익성을 바탕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사업을 꼽고 측후방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그룹 내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중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다른 계열사의 3~6배 수준에 달한다. 바이오 분야가 AI(인공지능)와 함께 미래산업으로 떠오르면서 효율적으로 현금을 벌어들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계열사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4조5570억원, 영업이익 2조69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3%, 영업이익은 56.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37.8%에서 45.4%로 늘었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난해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실적이 분리됐음에도 연 매출 4조5000억원대를 유지하는 동시에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2조원 돌파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3.1% 수준이다. 차세대 AI(인공지능)에 활용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전년(10.9%)보다 끌어올렸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못 미친다. 이 밖에 다른 주요 삼성 회사인 삼성전기(8.1%), 삼성물산(8.1%), 삼성SDS(6.9%)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공장 풀가동과 우호적인 환율 환경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위하는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은 대규모 설비로 인해 고정비가 높아 가동률을 높일수록 이익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로 기록되는 회계상 이익도 늘어난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1364.38원)보다 4.2% 오른 1421.97원이다.

2년 연속 사업장 방문에 존림 연임까지…이재용의 '바이오 사랑'

사진은 존림 대표 모습.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회장이 바이오 사업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것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이다. 이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매년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경영진에게 "사업을 더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미국 생물보안법 입법이 추진되던 2024년에는 미국 상원의원을 만나는 자리에 존림 대표 동석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주로 삼성전자 경영진과 해외 주요 인사들을 만났던 이 회장의 전례를 살펴보면 이례적이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 기업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CDMO 기업의 글로벌 사업을 제한하는 내용인 미국 생물보안법은 이듬해인 2025년 제정됐다.

여세를 몰아 존림 대표는 오는 20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3연임을 확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각각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06%, 31.22%를 보유한 만큼 연임안 통과가 유력하다. 존림 대표는 2020년 12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끌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이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업장을 방문한 적 있다"며 "(이 회장에게) 5공장 및 ADC(항체-약물 접합체) 생산시설 가동 등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항상 더 잘할 것을 주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