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 입법과 관련해 연일 신중한 태도를 주문하고 나섰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안과 관련, 여당 강경파를 상대로 날을 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같은 날 SNS를 통해 "내 뜻과 다르다 해 법안을 반개혁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를 정면 비판했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소관 부처 등의 쟁점에선 당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보완수사권 존치 등의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검찰개혁안을 놓고 이 대통령과 민주당 강경파가 부딪히는 5가지 지점을 짚어봤다.

최대 쟁점 '보완수사권'


오는 6월 지방선거 후 입법이 예고된 형사소송법 및 공소청법 개정안에서 검사의 보완수사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정부와 여당은 첨예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김용민 의원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검찰 개혁 관련 민주당 당원단체(민민운, 민대련, 세종강물, 부산당당, 민경네, 파란고양이, 더민실)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대 쟁점은 단연 '보완수사권'이다. 형사소송법 및 공소청법 개정안에서 검사의 보완수사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정부와 여당은 첨예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보완수사권은 검사가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직접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으로, 영장 청구는 물론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 전반을 아우른다.


민주당 강경파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남겨둘 경우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대원칙이 무너진다는 논리다. 김용민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시병) 등은 정부안 부칙에 명시된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사건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 공소청이 (검찰청 폐지) 6개월 이내에 해당 수사를 마무리하도록 한다'는 규정이 사실상 직접 수사의 통로를 열어준 꼼수라고 비판한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달 의원총회를 통해 검찰에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하고 직접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반면 정부는 경찰의 수사 보완을 위해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사건의 기록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할 경우, 유죄 가능성이 높은 사건도 불기소하거나 공판 과정에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경찰이 부실 수사를 해도 이를 바로 잡을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보완수사권의 성공적 행사 사례로 꼽히는 게 지존파 사건이다. 1994년 당시 경찰은 지존파 아지트를 수색하고도 사설 감옥과 소각로를 발견하지 못한 채 단순 납치로 사건을 종결하려 했다. 그러나 수사를 지휘하던 문무일 당시 검사(전 검찰총장)가 진술 모순을 포착해 현장 재검증과 보완수사를 지시, 연쇄 살인의 전모를 밝혀냈다. 이외에 검찰의 보완수사로 진범을 잡은 통영 아동 성범죄 사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뒤집은 전남 장흥 지적장애인 성폭행 사건 등이 보완수사권 존치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다.

검찰총장 vs 공소청장

명칭 문제를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정부안은 위헌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서 공소청 수장의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유지했다. 헌법 제89조가 검찰총장 임명을 국무회의 심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어 개헌 없이는 명칭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1월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헌법에 검찰총장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헌법에 어긋나게 검찰총장 없애버리면 되겠느냐"며 명칭 유지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는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만큼 검찰이라는 단어 자체의 완전한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헌법상 명칭은 단순한 직위명에 불과하므로 하위 법률에 '공소청장을 검찰총장으로 간주한다'는 규정만 두면 충분히 우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앞서 공소청의 수장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하되 위헌 논란을 감안해 '공소청장이 검찰총장을 겸한다'는 규정을 담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이 검찰총장이라는 명칭을 지우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이것이 검찰 기득권 해체의 핵심 상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추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하남시갑)은 "공소청의 장을 정부안대로 검찰총장으로 정하면 결국 모든 검사를 지휘하는 '검사동일체'의 권원이 되는 것"이라며 "상명하복을 정한 25조·7조, 직무 이전 및 승계권을 규정한 37조 같은 구태의연한 꼼수 독소조항이 따라붙게 된다"고 비판했다.

특사경 지휘권 존치

민주당 강경파는 검찰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 감독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소청법·중대수사청법 공청회(정책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공소청 검사의 직무를 '영장 청구 및 집행 지휘', '재판 집행 지휘·감독' 등으로 규정한 점은 정부안과 민주당 강경파안이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직무 범위와 권한에서는 확연한 시각 차를 보인다.

정부안은 사법경찰관리와의 협의 및 지원은 물론, 전문적인 법리 검토가 필수적인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감독까지로 검사의 역할을 넓혔다. 또 중수청 등 외부 수사기관의 수사 과정에 검사가 관여할 여지를 두었으며 직무 수행상 필요한 경우 관할구역 외 업무 수행과 법무부 등 타 기관 겸직 및 파견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민주당 강경파는 검찰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 감독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검사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관할구역 내에서만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법무부를 포함한 정부 부처 파견 등 타 직위 겸임을 원천 봉쇄해 '검찰의 행정부 장악'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추미애 의원은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 존치를 강력히 비판하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사례로 들었다. 추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당시 한국거래소의 심리 분석 결과 이상 징후가 포착되었을 때, 금융당국이 검찰의 지휘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인 수사 및 강제조치 권한을 가졌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며 "검찰이라는 거대한 뒷배가 수사를 가로막는 구조를 깨기 위해서라도 금감원 등 특사경의 독립적 수사권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소청, 3단 체계 vs 2단 체계

조직 체계를 두고도 이견이 있다. 정부안에 담긴 공소청 조직은 기존 검찰 조직 체계를 그대로 가져왔다. '대검찰청-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에서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이름만 바꿨다. 3심제 재판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과 동일하게 공소청의 3단 체계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는 고등공소청을 없애고 '공소청-지역공소청' 2단 체계로 조직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강경파안과 부딪힌다. 검찰을 법원과 대등한 위상을 갖는 듯 설계한 현 3단 체계는 업무상 불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또 강경파들은 검찰의 수직 구조에서 탈피해 각 지역 공소청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검사 신분 승계


기존 검사들의 신분 승계 문제도 충돌 지점이다. 정부안의 부칙 6조에는 '검찰청 검사는 공소청 검사로 본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김용민 의원 등은 검찰청 검사를 공소청 검사로 전환할 경우 '재임용 심사'를 거쳐 임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자는 수정 의견을 원내 지도부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