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7년 만에 KAI 지분 매입…'한국형 스페이스X' 노릴까
한화시스템, KAI 지분 0.58% 취득…민영화 포석 평가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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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7년 만에 재매입하면서 향후 KAI를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한 가운데 발사체부터 위성·통신·탐사에 이르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한 한화가 KAI의 위성 체계종합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한국형 스페이스X'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1월 KAI 보통주 56만6635주를 598억6700만원에 매입했다. KAI 전체 주식의 0.58% 규모다. 통상 지분율 5% 미만은 주식 대량 보유 공시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지난 13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한화그룹 계열사가 KAI 지분을 보유한 것은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 지분 5.99%를 전량 매각한 이후 약 7년 만이다. 한화와 KAI는 KF-21 개발 사업 등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오는 한편 초소형 위성체계 등 우주 사업에서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KAI 지분 취득은 항공우주·방산 분야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KAI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우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화는 2021년 우주 사업 통합 브랜드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며 우주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설립 등을 통해 민간 우주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KAI는 한화 우주 사업의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된다. 한화는 발사체(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위성 제조(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 위성 영상 판매(SIIS)의 우주 사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여기에 KAI의 중·대형급 위성 개발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우주 수송부터 위성체 제작, 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전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국내 민간 기업 중 최초로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우주 기업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빠르게 성장해 글로벌 우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주 산업의 중심축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이동하는 '뉴 스페이스'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구조적 전환을 이끌 '한국형 스페이스X'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기업에 가까운 KAI의 지배구조가 민간 우주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우주 산업은 장기적인 투자와 전략이 필요한 분야지만 KAI는 정권 교체마다 사장이 바뀌며 경영 연속성과 자율성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국내 우주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KAI 민영화와 한화 인수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화는 2015년 항공엔진과 우주 사업이 주력인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전자·통신 방산업체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를 인수하며 우주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KAI가 한화 우주 사업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 사업은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할 자금력과 지속성이 핵심"이라며 "KAI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교체되는 구조여서 민간 중심의 우주 산업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민영화를 통해 한화와의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면 우주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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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재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이재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