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 영향으로 강남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경쟁에서 주요 건설사의 참여가 저조하다. 사진은 4일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사업의 경쟁 입찰이 저조하다. 대형 시공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던 모습이 자취를 감추고 단독 응찰에 따른 수의계약이 잇따랐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615가구)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전날 시공사 선정 2차 입찰에서 GS건설이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20일 진행된 1차 입찰에도 GS건설이 단독 응찰하며 유찰됐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 입찰은 2곳 미만의 업체가 참여하면 유찰된다. 유찰이 반복되면 동일 조건으로 세 번 이상 입찰을 진행해 수익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서초 진흥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GS건설의 수의계약 수순이 예상된다. 조합은 오는 4월8일 대의원회를 열어 시공사 수의계약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후 5월1일 조합 총회를 개최해 시공사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강남구 압구정3·4구역에서도 단독 입찰 가능성이 점쳐진다. 압구정3구역은 현대건설, 압구정4구역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각각 입찰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쟁 건설사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압구정3구역은 오는 4월10일, 압구정4구역은 이달 30일 입찰이 마감된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도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을 거쳐 지난해 11월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강남구 개포우성4차도 삼성물산만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현재 2차 입찰이 진행 중이지만 삼성물산의 무혈입성이 예상된다. 강남구 대치쌍용1차도 두 차례 입찰에 삼성물산만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수년간 지속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어나며 수의계약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경우 마케팅 비용과 공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조합 입장에선 계약 조건의 협상 우위를 점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선별 수주 기조가 이어지면서 사업성이 낮은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서강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주요 정비사업들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