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간담회 이후 전문가들 "상법개정안 우회 시도 경계해야"
주가 누르기 방지법으로 상속·증여세 절감하려는 기업 저평가 해소 필요
주주총회서 상법 개정 취지 우회 위한 각종 시도 가능성 있다는 지적도
이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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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자본시장 간담회를 열고 주식시장 선진화 의지를 다시금 드러낸 가운데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주가 누르기 방지를 위한 개선 노력에 더해 주총 시즌을 맞아 상법 개정안을 우회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8일 청와대는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회 간담회'를 통해 주식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각계 인사의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에서 정부는 주가조작 및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드러냈고 참석 인사들은 중복 상장 금지와 코스닥 승강제, 저평가 기업 공개 등 여러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으로는 주가 저평가 해소와 상법 개정안 취지를 지키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이상준 NH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간담회를 통해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추진을 다시 한번 약속했다"며 "국민과 투자자에게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기업에는 저평가를 해소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촉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개혁 입법이 이어져야 한다고 봤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란 대주주가 의도적으로 상속 및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해 주가를 누르는 것을 막는 법안이다.
상장사의 지분을 상속하거나 증여할 때 상속 및 증여세가 결정되는 기준은 평균 주가이다. 이에 주가가 높아지면 세금도 늘어나므로 대주주 입장에서는 의도적으로 주가 상승을 막을 유인이 생긴다.
이 법안은 의도적 주가 저평가를 막기 위해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배 미만의 상장사의 경우 비상장사와 마찬가지로 순자산가치의 80%를 과세 하한선으로 도입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2025년 5월 대표 발의했다.
이상준 연구원은 "여당이 추진 중인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PBR 0.8배 미만의 상장사에 대해 이 같은 과세 기준을 설정하면 대주주의 주가 하락 유인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따라서 PBR 1배 미만 기업 중 최대 주주가 상속 및 증여세 대상인 개인인 경우 주가 모멘텀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3월 주총 시즌 맞아 "상법 개정안 우회 시도 가능성 있어…방어 전술 시나리오 유의해야"
주총 시즌을 맞아 상장사들이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상법 개정안을 우회하려는 시도를 분석하고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집중투표제와 이사의 보수 통제를 우회하고 자사주 소각 회피를 위한 '꼼수'를 유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의 순차적 시행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다양한 안건이 집중적으로 상정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에 대해 기업들이 방어 전술 시나리오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집중투표제와 분리 선출의 실효성의 구조적 약화 ▲보수 통제 우회와 이사 임기의 단축 ▲3% 룰 의결권 제한의 회피 ▲자사주 소각 의무 회피 등이다.
집중투표제 및 분리 선출 실효성 약화에 대해서는 "이 제도는 소수 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나 기업은 시차 임기제를 통해 매년 선임되는 이사 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아울러 종류별로 정원 규정을 바꾸는 경우 소수 주주의 이사회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와 임기 통제에 대해서는 "보수가 아닌 임직원 보상 프로그램과 연계해 안건명을 포장하는 한편 실질 경영자를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해 법률 취지를 우회할 수 있다"며 "또한 주주가 제안할 후보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임기를 극단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3% 룰 우회를 위한 최대 주주 지위 회피 가능성도 제시했다. 유건호 연구원은 "의도적으로 최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면서 "여기에 다양한 금융 기법을 활용해 개인별 지분을 3% 이내로 분산시킨 뒤 의결권을 확보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회피 시나리오로는 예외 보유 사유 확대가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은 정관에 임직원 보상이나 신기술 도입, 경영상 목적 등으로 예외 보유 사유를 폭넓게 규정하려 시도할 수 있다"면서 "소각 시한 전 자사주를 재단이나 기금, 우리사주 등에 출연해 3자 보유 주식으로 전환하여 우호 지분으로 확보하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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