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철 HMM 육상노조 지부장이 25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이재 기자


"부산 이전 시 경영 효율성이 60~70% 저하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성철 HMM 육상노조 지부장은 25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사 이전 타당성 검토 결과 경영 비효율과 손실 발생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본사 이전은) 해양수도 완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부산 표심을 겨냥한 정치적 야욕"이라며 "숙련 인력 이탈과 노동자 삶의 기반 붕괴, 해운기업의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HMM 노조는 정부의 부산 이전 추진에 반발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오는 4월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투쟁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정 지부장은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이 개편되고 4월 이사회에서 본사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안이 의결될 경우 교섭 결렬을 선언하겠다"며 "조정 절차를 거쳐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MM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2명 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박희진 부산대 경영대학 부교수와 안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후보에 올랐다. 두 후보 모두 해운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아 본사 부산 이전을 염두한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임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정 지부장은 "해운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부산에도 해운·물류 전문가가 많은데 굳이 교수도 아닌 부교수를 선임한 데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도가 있지 않나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가 본사 부산 이전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정 지부장은 "해수부는 말로는 노사 합의를 지켜본다고 하지만 뒤로는 모든 결정에 간섭하고 업무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고 역설했다.


정부를 제외한 회사와의 소통은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주도로 논의가 진행됐다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됐을 것"이라며 "노사 간 협의 결과에도 해진공과 해수부가 개입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간 본사 이전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HMM 해상노조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해상노조는 본사 이전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그동안 말을 아껴왔다"면서도 "정책과 회사 의사결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삶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해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방향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통해 노동자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MM노조가 25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부산 본사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