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고통 커진 자영업자…'음플법'은 4개월째 표류
지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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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국내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포장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외식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음식배달플랫폼법'(음플법·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은 약 4개월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12월9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성북구을)이 대표 발의한 음플법이 접수된 이후 약 4개월 동안 한 차례도 논의하지 않았다. 김남근 의원실 관계자는 "정무위원회에서 안건 협의가 돼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가 되는데, 협의조차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음플법은 외식업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의 내용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배달 플랫폼의 무료 배달 비용을 자영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지 않고, 자영업자가 배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영세·소규모 자영업자에게 배달 플랫폼 중개수수료에 대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김남근 의원실 관계자는 "핵심은 무료 배달 비용이다. 중개 수수료율은 6.8%에 불과한데, 무료 배달 비용을 포함해 중개 수수료를 환산하면 15%가 된다"며 "무료 배달 비용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해 배달비를 (자영업자가) 스스로 부담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식업 자영업자들은 내수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배달 플랫폼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해 마진율이 줄어들고, 여기에 포장재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외식업체의 홀 판매 비중은 44.2%, 배달 비중은 41.6%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것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지만 내수 경기가 어려운데 전쟁까지 겹쳤다"며 "포장재 가격 뿐만 아니라 전기세와 같은 공공요금도 많이 올라 부담은 계속해서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한 음식점에 따르면 음식 포장 일회용기 가격이 일주일 사이 박스당 3만6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약 33% 뛰었다.
한편 음플법 논의 지연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도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음플법의 적용 대상 중 하나인 쿠팡이츠의 모회사가 미국 기업 쿠팡인 만큼, 해당 법안이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종우 남서울대학교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음플법이 소상공인에게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제정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 배달 플랫폼 외에도 OTT, 이커머스 등도 소상공인과 관련되돼 있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또 쿠팡이츠 같은 경우에도 모회사인 쿠팡이 미국 회사여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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